3·1절 기념사에 징용·수출규제 언급 없이 "함께 위기 극복" 촉구
방역협력에도 수출규제 입장차는 여전…지소미아·현금화 변수
정부, 한일 수출갈등 여전하지만 日에 코로나19 협력 위해 손길

일본의 소극적인 수출규제 완화 움직임에 다시 긴장 고조가 우려됐던 한일관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동 대응을 위해 소강상태에 접어든 모습이다.

다만 수출규제와 강제징용에 대한 양국의 기본 입장은 달라진 게 없어 조속한 관계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3·1절 기념사에서 온 국민이 함께 코로나19를 극복하자고 촉구하면서 "우리는 이번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을 통해 초국경적인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물론 인접한 중국과 일본,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비전통적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면서 "일본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소재·부품·장비의 독립'을 언급했지만, 수출규제나 강제징용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은 "과거를 잊지 않되,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 또한 그런 자세를 가져주길 바란다.

함께 위기를 이겨내고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위해 같이 노력하자"고 촉구했다.

양국 간 갈등을 부각하기보다는 당장 시급한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협력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당초 외교가에서는 3·1절 기념사에 더 강경한 대일 메시지가 담길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완화 노력이나 대화 의지가 부족하다고 인식한 만큼 이에 대한 불만이나 경고성 표현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앞서 정부는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는 것을 조건으로 지난해 11월 22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유예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16일 도쿄에서 국장급 '수출관리 정책대화'가 열렸지만, 양측 입장은 좁혀지지 않았고 이후 후속 대화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최근까지도 지소미아 종료 연기가 일시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를 촉구해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6일 기자회견에서 "수출 당국 간 대화가 있었지만 우리가 바라는 7월 1일 (수출규제) 이전으로 돌아간 것은 분명히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언제든지 지소미아 종료 효과를 재가동할 권리가 있고 국익에 기반해 이 권리를 행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코로나19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지금은 수출규제보다 일본과 방역 협력이 더 시급한 문제로 부상했다.

지난달 1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두 장관은 수출규제 문제에서 평행선을 달리면서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양국 간 정보공유 등 원활한 협력에는 뜻을 모았다.

정부는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크루즈선에서 한국인 승객과 승무원을 하선시키기 위해 일본 당국과 긴밀히 협의했고, 일본이 한국인에 대한 과도한 입국제한을 하지 않도록 설득해왔다.

하지만 수출규제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간극이 여전히 큰 만큼 언제든 갈등이 재발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일본은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인데도 지난달 22일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행사를 열었으며, 이에 외교부는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청사로 불러 항의와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

한국 대법원 판결로 압류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강제 매각(현금화) 여부도 관건이다.

정부, 한일 수출갈등 여전하지만 日에 코로나19 협력 위해 손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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