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과 '비례경쟁'에 통합효과 반감 우려…"황교안-안철수 마주 앉아야"
'중도·보수빅텐트' 가시화할까…공천·선대위·비례당 관건
보수를 넘어 중도진영까지 아우르는 '빅텐트'가 되겠다는 미래통합당의 4·15 총선 구상이 가시화할 지 주목된다.

옛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의 합당에 이어 안철수계 의원 7명 중 5명이 합류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면 승부를 치르기 위한 보수통합의 외연이 넓어지고 있는 흐름이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 측 관계자는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중도·보수 통합 효과를 누리면서 민주당과의 일대일 구도를 완성했다고 본다"며 "이제 태극기 쪽과의 통합·연대는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태극기 세력이 분당과 창당을 거듭하며 여러 갈래로 분화해 통합이 쉽지 않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이기는 하지만, 통합당이 몸집을 불리면서 이들의 '표 분산'을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힘을 받고 있다는 자신감이 읽힌다.

이렇게 외형적인 통합은 완성 단계에 이르렀지만, 45일 남은 총선까지 통합당이 거쳐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는 게 통합의 '산파' 역할을 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 박형준 위원장의 진단이다.

박 위원장은 통화에서 통합당의 성패를 좌우할 첫 요소로 '혁신 공천'을 꼽으며 "새로운 인적 면모로 국민에게 '달라졌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뭔가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통합에 참여한 새 얼굴의 전면 배치 및 과감한 '현역 물갈이'를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한국당 출신 현역 의원들의 강한 반발을 부를 수 있다.

따라서 '갈등을 최소화하는 인적 쇄신'이 통합당에 모인 다양한 세력의 '실질적 통합'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중도·보수빅텐트' 가시화할까…공천·선대위·비례당 관건
당내에선 이르면 2일 임명이 예상되는 선거대책위원장 인선도 통합당의 앞날을 좌우할 요소로 지목한다.

인적 혁신과 중도·보수 통합의 의미를 이해하는 동시에 이를 선거 메시지로 구현하는 고난도 작업을 실현할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유력 후보로는 '선거의 신'으로도 불리는 김종인 대한발전전략연구소 이사장이 꼽힌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박완수 당 사무총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의장 인선 가능성을 부인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에 앉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통합의 한 주체이자 '개혁 보수' 이미지를 가진 그가 전면에 나설 경우 수도권·청년층을 중심으로 상승효과가 기대된다는 이유다.

다만 한 통합당 의원은 통화에서 "유 의원은 옛 새보수당 의원들의 공천이 어떤 식으로 결론 나는지 본 뒤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합당 앞에 놓인 또 다른 쟁점은 통합당의 비례대표 전담 정당인 미래한국당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역구 후보를 내는 대신 비례정당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며 미래한국당과의 경쟁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통합당의 위성 정당으로서 중도·보수 성향을 띄는 미래한국당과 중도성향의 국민의당은 서로 일부 표를 잠식할 수밖에 없다.

두 정당의 경쟁이 격화할 경우 통합의 효과를 반감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비례대표 선거연대' 필요성도 주장한다.

그러나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는 통화에서 "다른 당과의 연합·연대는 아직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우리의 갈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통합당 의원은 통화에서 "황교안·안철수 대표가 수평적으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