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20일 대구시 중구 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에서 굳은 표정으로 브리핑 자료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20일 대구시 중구 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에서 굳은 표정으로 브리핑 자료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2015년 중동 호흡기 증후군(메르스)과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권영진 대구시장을 향한 비판이다. 권 시장은 메르스가 창궐했을 당시와 현재, 담당 공무원을 대하는 태도가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 도마 위에 올랐다.

대구 서구보건소 감염 예방 총괄팀장은 지난 23일 코로나19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의심환자들과 접촉하는 보건소 공무원이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25일에는 해당 팀장에게 감염된 서구보건소 직원 4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서구보건소 감염 예방 총괄팀장은 앞서 지난 20일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가 대구시에 통보한 신천지 교인 2차 명단에 포함된 바 있다. 해당 팀장은 다음날인 21일 대구시에 자신이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신천지 명단을 통해 자가 격리를 권고받자 뒤늦게 자신이 신천지 교인인 것을 알린 셈이다.

그러나 권 시장은 지난 24일 이뤄진 대구시 정례브리핑을 통해 "그분이 해당 직무를 맡고 있었던 것은 결과이고 이에 앞서 그분이 신천지 신도였을 뿐인데 이를 문제 삼기 어렵다"며 "오히려 지금까지 검사를 받지 않고 숨어 있었다면 종교도, 확진 여부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해당 팀장을 두둔하고 나섰다.

이 같은 권 시장의 행보는 2015년 메르스 확산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을 향해 강한 질타를 했던 모습과는 다소 상반된 모습이다. 당시 6급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 김 모 씨는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돼 17일 동안 일상생활을 하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권 시장은 정부가 메르스 환자 발생·경유 의료기관을 공개하지 않아 신고가 늦어졌음에도 김 씨가 늑장 신고를 했다면서 해임 조치했다. 지방공무원법상 성실·복종·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권 시장은 이 과정에서 김 씨를 향해 "공직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다녀오고도 자진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얘기를 듣고 참담하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권 시장을 향한 비판은 이뿐만이 아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장외 설전까지 벌이며 사태 수습보다는 여론전을 의식한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권 시장은 유 이사장이 "권 시장은 정부가 중국인 입국 막지 않아서 이렇게 됐다고 하고 싶어서 열심히 막지 않는다"고 지적을 한 것에 대해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것이 나쁜 정치 바이러스"라고 반박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 한국경제 '코로나19 현황' 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kyung.com/coronavirus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