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단속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를 0.05%에서 0.03%로 강화한 '제2윤창호법'이 시행된 2019년 6월 25일 새벽 서울 마포구 합정동 인근에서 경찰이 음주단속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음주운전 단속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를 0.05%에서 0.03%로 강화한 '제2윤창호법'이 시행된 2019년 6월 25일 새벽 서울 마포구 합정동 인근에서 경찰이 음주단속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020년 총선이 이제 50일도 안 남았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19년 12월 17일부터 예비후보자등록 신청을 받고 있는데요. 벌써 2000여명이 넘는 예비후보자가 등록을 마쳤다고 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은 예비후보자의 나이, 학력, 전과기록 등을 제공하는데요. 뉴스래빗은 2020년 2월 21일까지 등록된 예비후보자들의 전과 기록을 심층 분석해봤습니다. 국회의원은 법을 만드는 사람인만큼, '준법 정신'은 후보자의 자질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뉴스래빗이 주목한 전과는 2회 이상 음주운전과 강력·폭력·성 관련 범죄입니다. 반복되는 음주운전과 수위가 높은 범죄는 후보자로서 자질을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뉴스래빗 팩트체크와 함께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의 준법 정신을 살펴보시죠!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은 예비후보등록자 명단을 제공한다. 2019년 12월 17일부터 2020년 2월 21일까지 예비후보등록자 총 2295명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명단에는 예비후보등록자의 이름, 지역구, 연령, 학력, 전과기록 수 등이 포함된다. 총 수집된 데이터는 2만7552개다.

세부 전과 기록은 컴퓨터로 읽히지 않는 PDF파일로 만들어져있어, 수기로 직접 입력해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렇게 수집된 전과 기록 관련 데이터는 총 4062개다.

먼저 전과자 전체를 집계하고 정당별로 분석했다. 각 정당 및 후보별로 전반적인 추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전과별로는 크게 음주운전과 강력·폭력·성 관련 범죄에 집중해 분석을 진행했다.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은 2회 이상 전력자와 윤창호법이 국회에 통과된 이후 음주운전 처벌을 받은 전력자를 따로 분석했다.
예비후보 전과자 717명
3명 중 1명 전과 보유


전과가 있는 예비후보자는 전체 2295명 중 717명으로 31.2%에 달했습니다. 3명 중 1명꼴로 전과자인 셈입니다.

전과자 후보 비율을 각 정당별로 분석해보면, 후보자가 한명 뿐인 한나라당을 제외하고 민중당이 62.7%(59명 중 37명)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 민주평화당 50%(8명 중 4명), 정의당 46.8%(64명 중 30명), 바른미래당 44.4%(27명 중 12명) 순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36.1%(462명 중 167명)과 미래통합당은 31.8%(606명 중 193명)으로 비교적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음주운전 전과자 211명
10명 중 1명꼴
예비후보자들 전력 중 1위는 음주운전이었습니다.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전과를 가진 예비후보등록자는 전체 2295명 중 211명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전체의 9.2%에 해당합니다.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후보자 비율은 미래통합당이 34.1%(72명), 국가혁명배당금당 33.2%(70명), 더불어민주당 18.5%(39명), 무소속 5.2%(11명), 정의당 3.8%(8명)순으로 많았습니다.

음주운전은 노상방뇨 같은 경범죄가 아니죠. 음주운전은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매우 심각한 범죄 행위입니다. 국회에서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는 예비후보자 10명 중 1명이 이러한 전력이 있다는 사실은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2회 이상 음주운전자 40명
3회 8명, 4회 1명




한번에 그친 음주운전은 실수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2회 이상 음주운전도 그럴 수 있을까요? 그동안 한국의 정서상, 음주운전은 가벼운 실수 정도로 넘기는 경우가 많았죠. 그렇지만 반복되는 실수는 가볍게 넘기기 어렵습니다.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처벌 받은 예비 후보자는 40명에 달했습니다. 그중 3회 이상은 8명, 4회 이상은 1명입니다.

음주운전 처벌을 4번이나 받은 예비후보자는 제주시을에 출마한 서금석(국가혁명배당금당)입니다. 3번 위반한 사람은 총 8명입니다. 국가혁명당에서는 은평구갑 노병현, 순천시 정동호, 수성구갑 조이현, 화성시병 최석효, 남양주시을 하도겸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밖에는 안동시 김상돈(미래통합당),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고군선(무소속), 수원시갑 최창민(무소속)이 있었습니다.

2회 위반자는 국가혁명배당금당 13명, 미래통합당 8명, 더불어민주당 5명, 무소속 3명, 우리공화당 1명, 정의당 1명으로 확인됐습니다.
윤창호법 국회 통과 후에도
음주운전 위반 7명




'윤창호법' 이후로 음주운전을 한 예비후보자는 7명에 달했습니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이전 보다 한 단계 올린 법안입니다.

윤창호법은 2018년 12월 7일 처음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이 법은 음주 기준인 혈중 알코올 농도를 기존 0.05%에서 0.03%로 낮추고 처벌 기준을 강화하도록 개정된 도로교통법입니다. 입니다. 2018년 윤창호씨가 교통사고로 숨진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졌습니다.

윤창호법 이후로 음주운전 전력을 지닌 예비후보자는 광주 광산구을 노승일(무소속), 박시종(더불어민주당), 광주 북구을 노남수(무소속), 경남 양산시갑 서광종(국가혁명배당금당), 전남 여수시갑 이용주(무소속·현역의원), 서울 은평구갑 노병현(국가혁명배당금당), 충북 청주시청원구 이명주(무소속)입니다. 이용주 의원은 윤창호법이 국회를 통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음주운전을 해 여론의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미래통합당 인사가 이 명단에 없는 이유는 2020년 2월 5일 자유한국당 당시 윤창호법 이후 음주운전이 적발된 사람은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강력·폭력·성 범죄 전력자 80명
성범죄 처벌 8명
뉴스래빗 홈페이지에서 스와이프(swipe)해 전체 명단 확인


강력·폭력 관련 범죄 전과가 있는 예비 후보자는 72명에 달했습니다. 강력이나 폭력 범죄 등에는 살인, 강도, 방화, 폭행, 상해 등이 포함됩니다.

강력·폭력 범죄에는 국가혁명배당금당이 36.1%(26명)로 가장 많았고, 더불어민주당 25%(18명), 미래통합당 15.2%(11명) 순으로 드러났습니다.

성 관련 범죄로 처벌은 받은 예비후보자는 총 8명이었습니다. 이중 고령군성주군칠곡군 박영찬, 고령군성주군칠곡군 김성호, 광주 광산구갑 조만진, 김해시을 안종규, 안양시만안구 신영미, 영등포구을 신방호 등 6명은 국가혁명배당금당입니다. 이밖에 서초구을 김완곤(무소속)과 제주시을 차주홍(한나라당)도 있습니다.
헌법에 전과자 피선거권 제한 없어
판단은 '국민의 몫'

뉴스래빗이 21대 총선 지역구 예비후보자 명단을 분석해보니 전과 기록이 있는 후보자는 3명 중 1명꼴이었습니다. 이중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사람은 9%로 가장 많았고, 특히 그중 무려 40명은 2번 이상 음주운전으로 처벌 받은 것으로 확인됐죠.

윤창호법 이후에도 음주운전으로 처벌을 받았던 사람은 7명, 강력 범죄나 폭력 범죄, 성 범죄 관련 전과가 있는 예비후보자 또한 80여명에 달했습니다.
2020년 2월 2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가로등에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21대 총선 현수기를 게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0년 2월 2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가로등에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21대 총선 현수기를 게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물론 우리나라 헌법 어디에도 범죄 전력 있는 사람은 출마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각 정당 또한 비록 전과가 있다 하더라도 예비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권자로서, 예비후보자들의 준법 정신에 의구심을 갖는 것도 당연해보입니다.

판단은 오롯이 국민 여러분의 몫입니다. 전과기록 가지고 선거에 출마하는 예비후보자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얼마 안 남은 총선, 꼼꼼히 따져보고 투표하시길 뉴스래빗이 빕니다 !.!
뉴스래빗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공하는 예비후보 데이터를 활용해 '4·15 총선 예비후보 팩트체크' 시리즈를 선보입니다. 첫 번째 '전과 기록' 편에 이어 다음 주에는 경력, 학력, 정당별 심층 분석 결과를 다룹니다. 앞으로도 기대해주세요 !.!
[팩트체크] 총선 예비후보 211명 음주 전과, 2회↑ 40명…윤창호법 무색
책임= 김민성, 연구= 강종구,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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