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닝아 총학생회장 "日 만행 비판적 성찰하는 계기"
獨괴테대 총학생회. 캠퍼스에 '평화의 소녀상' 전시

'비판 철학의 산실'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학 내 웨스트엔드 캠퍼스 사회학관 로비에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되고 있다.

24일 현지 단체인 풍경세계문화협의회(대표 이은희)에 따르면 괴테대 총학생회(회장 키라 베닝아)의 주도로 평화의 소녀상이 7월 16일까지 5개월 동안 전시된다.

지난해 10월 28일부터 3개월 동안 프랑크푸르트 문화 1번지 '하우스 암 돔'에 이은 전시다.

부부 조각가 김서경·김운성 씨가 제작한 소녀상은 현지시간으로 17일 설치됐다.

개막식은 19일 키라 베닝아 회장, 프라이뮐러 프리츠 바우어 연구소 부소장, 요아힘 발렌틴 하우스 암돔 관장, 벤야민 오트마이어 나치교육학 비판연구소 교수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소녀상이 전시된 인문학부 건물은 나치와 유착해 아우슈비츠의 노동력을 착취한 '이게 파르벤' 본사가 있던 곳이다.

전쟁 후에는 미군 유럽 최고사령부가 1992년까지 활동했다.

본관에는 나치 역사에 관한 상설 전시가 있고, 건물 입구에 기림 동판, 캠퍼스에는 희생자 기림 장소와 기림판이 각각 설치돼 있다.

獨괴테대 총학생회. 캠퍼스에 '평화의 소녀상' 전시

베닝아 회장은 개막식에서 "여러 달 동안 많은 단계를 거쳐 대학 최고 위원회로부터 전시 허가를 받았다.

이번 소녀상 전시가 역사적으로 부담이 큰 이 캠퍼스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동맹이었던 일본의 만행을 비판적으로 역사적으로 성찰하며 대중에게 그 의미를 폭넓게 전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프라이뮐러 부소장은 "25년 전보다 나치 범행이 더 분명하게 국제적인 차원에서 확인됐지만, 과거 동맹국의 범죄는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

이는 단지 언어상의 문제가 아니라 도덕적 합리화 때문"이라며 "일본이 1990년대에는 과거사를 성찰하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오늘날 그 반대의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교과서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사라져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리츠 바우어 연구소 명칭은 1960년대 프랑크푸르트 나치 전범 재판을 끌어낸 프리츠 바우어 검사장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앞서 3개월 동안 소녀상을 전시했던 발렌틴 교수는 "많은 사람이 작품(소녀상)에 관심을 가졌지만 전 세계적으로 이메일 테러 공격을 받았다"며 "일본 총영사가 보상금 이야기라든가 한국 정부와 협상하기 힘들다고 주장을 할 때, 나는 이 전시가 정치가 아니라 '연대'의 문제라는 점을 알았다"고 밝혔다.

오트마이어 교수는 "자기 나라의 범죄를 밝히는 것이 중요한 사람들은 동시에 국제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며 또 국제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할 것"이라며 "이는 바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은희 대표는 "독일 땅에서 외국 외교관들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동으로 인해 불쾌한 역사가 이제 연대의 역사로 변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독일의 도시가 공적으로 소녀상을 세울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이 또한 변할 것"이라며 "국가주의의 허영심과 우리들의 두려움 등을 걷어내고 연대의 역사를 이뤄나가자"고 했다.

개막식에서는 아리랑 외에도 중국, 대만, 필리핀 등의 민요가 연주됐다.

소녀상 옆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만행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되고 있다.

현지 알게마이네 신문은 12일 자에서 "이 소녀상은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 역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주목하도록 할 것이다.

한국인 부부 조각가는 2차 대전 중 일본군의 매춘을 강요당한 수십만 아시아 여성을 생각하며 이를 제작했다"며 "이번 전시되는 것과 같은 소녀상은 미국, 캐나다, 호주에도 있고, 앞서 함부르크에서도 전시됐다"고 전했다.

룬트샤우는 18일 인터넷판에서 '괴테대에 일본군의 잔악상을 기억하는 경고비'라는 제목으로 일본군 위안부역사를 상세히 소개했다.

獨괴테대 총학생회. 캠퍼스에 '평화의 소녀상' 전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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