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청와대·민주당·경찰·기재부가 송철호 당선 도와"
윤·고 "국정농단세력이 탄핵 운운" 비판…민주 "무릎 꿇고 사죄해야"
"심재철 "1당되면 문 대통령 탄핵"…윤건영·고민정 "도 넘었다"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20일 울산시장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저희가 1당이 되거나 숫자가 많아지면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청와대가 몸통이라는 게 드러나면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탄핵을 주장한 뒤 역풍이 불 수 있겠지만, (선거개입 의혹 사건은) 너무나도 명백하기 때문에 탄핵을 언급한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심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 스스로가 '송철호가 당선되는 게 내 소원'이라고 했고, 청와대의 8개 조직, 추미애 민주당 당시 대표, 황운하 울산경찰청장, 기획재정부 등이 당선을 도왔다"며 "이 모든 조직을 한꺼번에 움직일 수 있는 힘, 몸통이 누구인지는 국민들이 쉽게 짐작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 연결되지 않고서는 이 사건이 가능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대통령이) 분명하게 책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행동은 분명히 잘못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심 원내대표의 문 대통령 탄핵 추진 발언에 대해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은 강력히 반발했다.

윤 전 실장과 고 전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16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탄핵을 도모한 이들의 후예들이 다시금 역사를 반복하려고 한다"면서 "국민이 명령하지 않는 탄핵은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3년 전 탄핵을 당한 국정농단 세력에 경고한다"면서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한 반민주적인 탄핵 기도가 어떤 파국을 맞이했는지 되짚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4·15 총선에서 서울 구로을에 도전하는 윤 전 실장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심 원내대표가 두 번에 걸쳐서 탄핵 운운하는 것은 염치없는 짓"이라면서 "정치에도 금도가 있는데 넘어선 안 되는 선을 넘었다.

국민들이 엄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후보로 서울 광진을에 전략 공천된 고 전 대변인은 '문 대통령 탄핵 추진 언급에 대해 청와대 참모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질문에 "제가 알 길은 없다"면서도 "탄핵과 관련된 발언은 사실 국민에게는 굉장한 상처"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정치적 금도를 넘은 심 원내대표를 강력하게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심 원내대표는 당장 국민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심재철 "1당되면 문 대통령 탄핵"…윤건영·고민정 "도 넘었다"
한편, 심 원내대표는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책에 대해서는 "제대로 초동 대응을 못 해 방역에 실패했다.

그래서 우왕좌왕, 갈팡질팡, 오락가락 대책이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중국 눈치를 보고 심기만 살피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 원내대표는 또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에 대해 "불출마보다는 서울 험지에 뛰어들어 같이 움직여주셨으면 훨씬 더 좋을 것"이라며 "미래통합당 출범에 유 의원께서 일정한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점수로 얘기해야 한다면 90점 이상은 드리겠다.

황 대표의 리더십이 없었다면 보수통합은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가 서울 종로에서 당연히 승리한다고 생각한다"며 "여론조사에서 포착되지 않은 민심이 크게 이반되고 있다.

지금 오죽하면 '국민 밉상은 누구누구다'라는 얘기들이 공공연하게 떠돌아다니고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이언주 의원의 '부산 전략공천' 여부를 두고 당내 파열음이 새어 나오는 데 대해서는 "공천 갈등이 크게 폭발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공천을 앞두고 으레 있었던 갈등"이라며 "누구나 편하게 당선되고 싶은 자리를 바라지만, 어려운 곳에서도 당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훨씬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