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제세 "무소속 출마" 언급…이훈 지역구는 "전략공천 안되면 집단탈당"
원주갑 "이광재 출마 안돼", 영등포을 신경민 vs 김민석 신경전
민주 '시스템 공천' 곳곳 잡음…컷오프 대상자들 거센 반발
4·15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작업이 속도를 내며 곳곳에서 크고 작은 잡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인위적 물갈이 배제 방침에도 당 지도부가 하위 20% 지역 가운데 일부를 전략 공천지로 돌리는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데다 일부 지역에선 예비후보들간 거친 갈등이 여과없이 불거졌다.

지도부로부터 불출마를 권유받은 것으로 알려진 4선의 오제세 의원(청주 서원)은 자신의 지역구를 전략지역으로 선정할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며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이 무소속 강행 의사를 밝힌 것인 오 의원이 처음이다.

오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를 여러 경로를 통해 당에 전달하고 있다"며 "무소속 출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경기 고양을을 전략지역 대상으로 꼽아 이미 공천 탈락 대상으로 분류된 정재호 의원도 전날 "불편한 신체를 문제 삼아 공천을 배제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며 재심 신청 의사를 밝혔다.

사생활 문제 논란이 있었던 이훈 의원은 전날 "억울하다"면서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지역구에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 금천구 지역위원회는 이날 여의도 당사 앞에서 지역 권리당원 7천명 명의로 성명을 내고 "불출마를 고수한다면 우수한 외부 인재를 영입해 금천을 전략공천지로 지정해달라"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탈당도 불사할 것"이라고 했다.

강원 지역 선거대책위원장인 이광재 전 강원지사의 지역 출마 여부를 놓고는 당사자인 해당지역 예비후보들이 발끈했다.

당 소속 강원도·원주시의원 40여 명은 지난 19일 이 전 지사가 강원 원주갑에 출마해줄 것을 당에 건의했는데, 이를 두고 해당 지역 예비후보들은 이날 원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 생명을 걸고 부당한 처사에 저항하겠다"고 반발했다.

영등포을의 경우 현역인 재선 신경민 의원과 이 지역에서 15·16대 의원을 지낸 김민석 전 의원은 이미 공천 면접에서부터 공개적으로 대립하고 있다.

특히 이날 한 언론에서 신 의원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를 만났으며, 권 여사가 '영등포을은 중요한 지역인데 왜 그렇게 경선 지역이 됐나'라고 말했다는 내용을 보도하며 갈등은 폭발하는 모습이다.

김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권 여사의 발언이 "의례적 덕담"이라면서 "(보도의) 의도가 민주당 흔들기라면 당장 손 떼라"고 받아쳤다.

경기 김포을에선 경선자 명단에 들지 못한 박상혁 예비후보가 반발하고 있다.

박 예비후보는 통화에서 "경선하게 된 3명은 음주운전 전과 등으로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이들"이라며 "내가 예전에 안철수 캠프에 있었다는 이유로 경선에서 배제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병은 현역인 남인순 의원의 단수공천이 잠정 결정되면서 이 지역에 도전장을 냈던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이 컷오프될 처지에 놓였다.

당 일각에서는 '당내에서 청년·정치신인을 키우려는 것이 맞나'라는 불만이 감지된다.

홍정민 변호사가 전략공천된 경기 고양시병의 이상성 예비후보는 보도자료를 내고 "애꿎은 노력만 허사로 하고 물러나야 할 지경"이라며 "전략공천의 부당함과 경선 요구를 적시한 공개 서한을 이 대표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의 전략공천이 낙점된 서울 광진을 김상진 예비후보도 성명을 내고 "후보 적합도를 비교해보고, 현격히 차이가 나지 않는 이상 경선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고 전 대변인의 전략공천에 반발했다.

이밖에 김상희 의원 등은 최근 이 대표를 면담하고 "여성 의원들의 공천을 배려해야 한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