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금태섭에 "검찰개혁 반대하는 거냐"…경선 의지 재확인
당 지도부도 출마에 부정적 기류…잇단 악재에 '자성' 목소리 높아져
여, '강서갑 논란'에 커지는 우려…"4년전 새누리당 반면교사로"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강서갑 공천을 둘러싼 논란이 '조국 대 반(反) 조국'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19일 당내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 민주당 안에서 비판적 발언을 해온 금태섭 의원 지역구인 강서갑의 공천신청 추가공모는 이날 오후 6시 마감한다.

'조국백서' 필자로 참여한 김남국 변호사가 당 지도부의 만류 분위기에도 강서갑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으면서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의 '민주당만 빼고' 칼럼 고발 논란에 이어 강서갑 공천 논란까지 당 안팎의 비판을 받자,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는 자성의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진보진영의 당원들은 '조국 수호'를 '검찰 개혁'으로 읽고 이해한다"며 "금태섭 의원은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금 의원에게 "비겁하게 '조국 수호' 프레임에 숨지 말라"며 "일부 언론이 만든 허구적 프레임과 국민이 원하는 검찰개혁 (가운데) 무엇이 옳은지 (경선을 통해) 겸허하게 심판을 받고 그 결과에 승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금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로부터 김 변호사의 출마 의사 유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으나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오후 예정됐던 김 변호사의 출마 기자회견을 취소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당 지도부가 사실상 불출마를 권고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으나, 김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당으로부터 회견을 연기해달라는 연락을 받았을 뿐이고, 일체 어떤 설명이나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김 변호사의 강력한 출마 의사에도 당 지도부에서는 김 변호사의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지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청년 정치는 나이 젊은 사람이 하는 정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기득권과 사회 통념에 비판적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는 정치"라며 "김 변호사도 스스로 정치 영역에서 청년의 정신을 실현해왔는지 되물어보시라"고 밝혔다.

38세인 김 변호사가 '청년에게 도전할 기회를 달라'며 강서갑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을 꼬집은 발언이다.

여, '강서갑 논란'에 커지는 우려…"4년전 새누리당 반면교사로"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변호사가 공천 신청을 하지 않으면 수면 아래로 들어가지 않겠느냐"며 "우리가 키울 필요가 없는 사안이다.

금주 중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들도 민주당의 각종 논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본격적으로 표출하기 시작했다.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혹시 우리 당이 민심을 대하는 균형감각을 잃지는 않았는지, 2016년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태도를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당시 새누리당이 '진박(근혜) 공천'을 포함한 내부 갈등으로 선거에서 참패한 것을 지적한 발언이다.

박 의원은 "행여나 국민들에게 오만과 독선, 아집으로 비칠 수 있는 일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며 "일찍부터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싹을 자르고 적극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병원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민주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어떠한 쓴소리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20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겸손한 자세'를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말씀부터 잘 듣는 경청 선대위, 한없이 낮은 자세로 찾아가는 공손한 선대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이 원내대표가 임 교수 고발 논란에 대해 사과한 데 이어 박주민 최고위원도 회의에서 "한 번 더 사과드린다"고 재차 밝혔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강서갑 공천을 두고 '조국 프레임'이 형성된 것에 대한 불만도 존재한다.

경기 남양주병 전략공천 후보인 김용민 변호사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치적으로 반대쪽, 야당 혹은 일부 언론이 그런 프레임으로 자꾸 규정 지으려 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경협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지나간 지 한참 오래된 조국 이슈를 다시 끌어들여 청년의 도전 기회를 박탈하고 기득권을 수호하겠다? 상대의 프레임에 말려들면 결코 승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까지 김 변호사가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출마는 자연스럽게 무산된다.

그러나 김 변호사가 공천을 신청한다면 강서갑 경선 실시와 공천 여부는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몫으로 넘어가 논란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