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 판정을 받은 29번째 확진자의 동선이 종로 일대로 확인되면서 이 지역에서 선거 유세를 펼친 이낙연 전 총리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동선이 확진자의 동선과 겹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두 후보의 선거캠프는 현재까지 확인된 동선은 피했다는 입장이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80대 남성인 29번째 확진자는 격리돼 치료를 받기 전까지 10여일간 거주지역인 종로 일대와 주변 의료기관·약국을 여러 차례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그동안 신중하게 움직였고, 대중들이 모이는 행사는 참석을 하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진행되는 행사에는 열감지기와 소독제, 마스크를 더욱 철저하게 구비하려고 계획 중"이라며 "선거 자체를 조용하게 치르려고 하는 '정중동' 행보 기조는 코로나 확진자 여부와 상관 없이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캠프 관계자는 "우연의 일치인지 다행히도 지난 주말에 확진자가 다녀간 곳에는 황 대표의 일정이 없었다"며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서는 황 대표와 이야기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황 대표를 비롯해 캠프 관계자들이 쓸 마스크나 소독제는 캠프 차원에서 준비 해놓고 일정을 소화 중"이라며 "우리보다도 유권자들을 배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낙연 전 총리(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우)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전 총리(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우) [사진=연합뉴스]
방역당국에 따르면 29번째 확진자는 82세로 이제껏 나온 확진자 중 국내 최고령이다. 종로 지역은 전통적으로 고령의 유권자가 많은 지역으로 꼽혀 여론이 더욱 민감하다.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에 따르면 이 환자는 중국, 홍콩 마카오 등 국외 오염지역을 다녀온 적이 없다. 또 다른 코로나19 환자와도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국내에서 처음으로 방역감시망 밖에서 감염된 환자로 추정된다.

이 환자는 이달 5일 기침, 가래 등 증상이 나타났다.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부터 16일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될 때까지 접촉한 사람은 의료진을 포함해 114명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이 확인한 29번째 확진자의 동선은 다음과 같다.
◆ (2월 4일) 이동 경로 확인 중

◆ (2월 5일) 14시 50분경 서울시 종로구 소재 의료기관(신중호내과의원, 지봉로 61-1) 방문, 15시 10분경 종로구 소재 약국(보람약국, 종로 326) 방문, 15시 20분경 종로구 소재 의료기관(강북서울외과의원, 지봉로 29) 방문

◆ (2월 6일) 이동 경로 확인 중

◆ (2월 7일) 14시 20분경 종로구 소재 의료기관(신중호내과의원) 방문

◆ (2월 8일) 11시 30분경 종로구 소재 의료기관(강북서울외과의원) 방문, 11시 40분경 종로구 소재 약국(봄약국, 지봉로 37-1) 방문

◆ (2월 9일) 이동 경로 확인 중

◆ (2월 10일) 9시 50분경 종로구 소재 의료기관(강북서울외과의원) 방문, 10시 15분경 종로구 소재 약국(보람약국) 방문

◆ (2월 11일) 11시경 종로구 소재 의료기관(강북서울외과의원) 방문

◆ (2월 12일) 10시 50분경 종로구 소재 의료기관(강북서울외과의원) 방문, 11시 5분경 종로구 소재 약국(봄약국) 방문

◆ (2월 13~14일) 이동 경로 확인 중

◆ (2월 15일) 11시경 종로구 소재 의료기관(강북서울외과의원) 방문, 11시 45분경 성북구 소재 의료기관 응급실(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방문, 16시경 음압격리실로 이동

◆ (2월 16일)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서울대학교병원)으로 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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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동/강경주/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