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명 교체, 선거 국면·위기 맞을 때마다 '반전 카드'로 활용
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3년만에 간판 뗀 자유한국당…'굴곡진' 보수정당 당명 변천사
보수 통합신당인 미래통합당이 17일 공식 출범하면서 '자유한국당' 당명은 이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2017년 2월 당명을 자유한국당으로 변경한 뒤 3년만에 미래통합당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당시 당명 개정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분당 사태 등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당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목적에서였다.

보수의 핵심 가치인 '자유'와 대한민국의 국호인 '한국'을 합성해 원점에서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3년만에 간판 뗀 자유한국당…'굴곡진' 보수정당 당명 변천사
한국당의 시초는 박정희 정부의 공화당, 전두환 정권의 민주정의당이 있었지만 자체적으로는 1990년 민주정의당과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의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민자당)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민자당은 1992년 김영삼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이뤄냈지만, 1995년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이 분열해 나가고 전두환ㆍ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내란죄 등으로 구속되면서 위기에 처했다.

민자당은 이를 돌파하고자 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꿨고, 1996년 15대 총선에서 139석을 얻는 등 선전했다.

그러다 대선 국면인 1997년 11월 민주당과 합당하면서 한나라당으로 개명했다.

조순 당시 총재가 직접 지은 '한나라당'이란 이름은 '하나'란 뜻과 '크다'는 뜻을 함께 갖고 있고, 한민족의 '한(韓)'과도 통하는 등 중의적인 의미를 가졌다.

당시로선 드문 순한글 이름이었다.

한나라당은 1997년 15대 대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와 김종필 총재의 자민련이 연합한 'DJP 연합'에 패하면서 '잃어버린 10년'에 접어들었다.

이 당명은 2003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차떼기 정당'으로 몰리고,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으로 창당 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을 때도 유지됐다.

3년만에 간판 뗀 자유한국당…'굴곡진' 보수정당 당명 변천사
그러나 2012년 2월 이명박 정부의 정권 말과 겹쳐 집권여당에 대한 실망이 커지자 결국 14년 3개월간 지켜온 당명을 포기하고 새누리당으로 변경했다.

당시 당명 개정은 그해 20대 총선과 18대 대선을 앞두고 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의 혁신 작업으로 주도한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새누리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박 전 대통령의 흔적을 지우는 과정의 일환으로 '자유한국당'으로 바뀐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라는 평가를 받는다.

새 당명인 '미래통합당'은 분열된 중도·보수 세력이 '통합'해 정치 풍토를 바꾸고 나아가 청년까지 포섭하는 '미래'로 나아가자는 의미의 합성어다.

여기에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과 자매정당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중도·보수통합을 주도한 통합신당준비위원회는 지난 13일 회의를 열어 이같은 공식 명칭을 확정했다.

상징색은 '해피 핑크(분홍)'로 정했다.

당 간판이나 명함 교체 등 실무적인 작업은 전날부터 진행되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외관상 미래통합당의 모습을 완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 김찬형 홍보본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체적인 비용은 가늠하지 못하지만 당장은 수백만 원 대로 예상된다"며 "중앙당 차원의 간판, 현수막, 명함 등만 교체하고, 예비 후보들의 홍보물은 각자 판단에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