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과학자 장일욱, 시집 '시 나무 접목' 발간

"내 본향은 별이다/ 태고에 반짝이는 별이/ 고온 고압인 자신의 내부에서/ 수소 영양분으로 내 몸의 구성 원소를 형성했고/ 오랜 후에 그 원소들이 나를 구성했다…(중략) 미천해 보이는 나지만/ 이래 봬도 내 족보는/ 태고 어머니 별에서 시작된다"
재미동포 과학자 장욱일(78) 씨가 최근 국내에서 펴낸 시집 '시 나무 접목'(좋은땅刊)에 들어있는 '별의 자손'이란 제목의 시 일부다.

이 시를 포함해 '세상은 밝단다', '염화나트륨', '그린 에너지 공장', '인공 눈깔' 등의 시에 등장하는 단어를 보면 그가 과학자임을 금방 알 수 있다.

호수의 뜬 달이라는 뜻의 '호월'(湖月)'이란 필명으로 출간한 시집에서는 과학과 문학을 융합해 시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저자의 숨은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과학관련 내용이 들어있긴 해도 딱딱하거나 난해하지 않고 오히려 유머가 있어 쉽게 읽을 수 있다고 평론가들은 입을 모은다.

시집에는 인터넷 시 사이트에 실렸거나 월간 '우리시'에 게재했던, 또 현지 지역신문에 연재했거나 동창회보 등에 기고했던 시들이 실렸다.

특히 저자가 눈을 감고 나선 우주여행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시가 눈에 띈다.

'케플러-452b', '외계인의 천국', 'Multiverse: 다중 우주 혹은 평행 우주', '별의 자손', '우주 교향곡' 등 우주를 다룬 시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거주하는 저자는 '자연과 시의 이웃들'이라는 카페에서 '금관시인'으로 불린다.

스승인 임보 시인은 호월을 "검증된 금관시인"이라고 칭했다고 한다.

시집에 실린 '아픔과 슬픔끼리', '달과 선인장 꽃', '바람의 등대', '구절초' 등의 시를 읽으면 왜 그렇게 불리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는 1960년대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캠퍼스에서 석·박사를 취득한 뒤 정착했다.

포드 자동차 선임 책임 연구원, 미국 레이저학회 지부장에 이어 로런스 공대 초빙 교수를 지냈다.

한국과 미국 대기업의 기술자문위원으로 4개의 기술상을 받았고, 17개의 미국 특허 보유자이기도 하다.

레이저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다 은퇴했다.

호월은 13일 국제통화에서 "자연과 우주를 여유롭게 응시하며 나를 찾고, 이웃을 찾고, 관계를 맺는 시 쓰기를 하고 있다"며 "언젠가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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