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엔 최고 투표율 기록…공화당은 트럼프 승리 기정사실화
민주당은 샌더스·부티지지 선두싸움 예상 많아

11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 참여하려는 유권자들의 투표 행렬이 이른 아침부터 이어졌다.

이날 투표는 주내 10개 카운티 221개 타운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오전 6~8시부터 시작돼 대부분 오후 7시에 끝나고 일부는 8시까지 진행된다.

흐린 하늘의 영하권 기온에 빗줄기까지 내려 투표하기 좋은 날씨는 아니지만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은 꾸준히 투표장으로 향했다.

[르포] 뉴햄프셔 궂은 날씨에도 투표 행렬…민주당 승자 누굴까

민주당은 오는 7월, 공화당은 8월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데, 양당은 주별로 코커스(당원대회)와 프라이머리를 통해 전당대회에 보낼 대의원을 주자별 득표율에 따라 선발하는 절차를 먼저 진행한다.

경선은 지난 3일 아이오와주에서 시작됐으며, 아이오와는 당원만 참여하는 방식이다.

반면 비당원도 투표에 참여해 비밀투표 방식으로 진행하는 프라이머리는 뉴햄프셔가 처음으로, 이들 두 경선은 대선 풍향계로도 불린다.

뉴햄프셔 주도인 맨체스터의 사우스엘름가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오전 11시 현재 등록 유권자 4천882명 중 981명이 투표를 마쳐 20%의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곳 투표소 책임자는 "날씨가 좋지 않아 투표율이 낮을 거라고 봤는데,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며 "오후가 되면 투표율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투표율 자체는 2016년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16년의 경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임기가 끝나는 시점이라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당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투표율은 88만여명의 유권자 중 55만명이 참여해 62%로 역대 최고 투표치를 갈아치웠다.

올해는 공화당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실상 독주나 마찬가지여서 공화당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도가 지난번보다는 낮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그러나 뉴햄프셔주는 대선 후보 등록 기간 1천달러의 등록비만 내면 등록이 가능해 이날 유권자들에게 배포된 투표지에는 공화당 주자가 17명, 민주당 주자는 무려 33명이 이름을 올려놓고 있었다.

[르포] 뉴햄프셔 궂은 날씨에도 투표 행렬…민주당 승자 누굴까

투표소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로 확연히 갈려 있었다.

뉴햄프셔의 경우 지금까지 유권자 등록을 마친 98만명 중 공화당 29만명, 민주당 28만명으로 한쪽 정당으로 쏠려있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자신의 성향을 무당층이라고 밝힌 이들이 42만명이나 돼 이들의 선택이 승패를 결정하는 상황이지만, 이날 투표소에서 만난 10여명의 유권자 중 자신을 무당층이라고 소개한 이는 없었다.

무당층의 투표율이 낮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지만 이유는 사뭇 달랐다.

나슈아에서 만난 한 50대 남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를 살렸고, 민주당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공약을 지켰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싫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다는 이들도 있었다.

한 70대 여성은 "민주당이 변화를 주장하는데 이전 정권에서는 왜 못했냐"고 반문했고, 한 40대 남성은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한 민주당은 정말 비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의 경우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이 선두 싸움을 벌인다는 여론조사가 속출하는 가운데 이들 두 주자 외에도 다른 이들을 선택했다는 응답도 종종 나왔다.

다만 이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나라를 분열시키고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며 자신이 지지한 주자가 후보로 선택받지 못하더라도 본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60대 여성은 "미국은 지금보다 나아져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롤모델이 될 수 없다"며 "민주당의 다른 어떤 후보도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르포] 뉴햄프셔 궂은 날씨에도 투표 행렬…민주당 승자 누굴까

본선 전망에 대해서는 공화당 지지자도, 민주당 지지자도 장담 못하겠다고 하는 이들이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에 투표했다는 한 50대 남성은 "11월 대선도 결국 근소한 표 차로 승부가 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고, 민주당 주자에 표를 던진 30대 여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의 이점이 있고 경제 상황도 좋다고 하니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한 70대 여성은 "지지 후보를 놓고 얘기하다 보면 서로 싸우게 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얘기를 잘 안 한다"며 "대선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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