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자주권 수호·경제발전 사업 축원"…북미교착 국면서 의미 부여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교착 국면에서 이란의 이슬람혁명 41주년을 축하하는 전문을 보내고 관련 기사를 실으며 의미를 부여해 눈길을 끈다.

1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선권 외무상이 각각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앞으로 축전을 보내 혁명 기념일을 축원하고 양국 간 친선관계 강화 의지를 표명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로하니 대통령에게 보낸 전문에서 "이란 이슬람교 혁명의 승리는 온갖 지배와 예속에서 벗어나 자주적인 삶을 누리려는 이란 인민의 운명개척에서 근본적인 전환을 가져온 역사적인 사변"이었다며 축하의 뜻을 전했다.

그는 이어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을 수호하고 사회경제적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당신과 귀국 인민의 사업에서 성과가 있을 것을 충심으로 축원한다"면서 "두 나라 사이의 훌륭한 친선협조관계가 여러 분야에 걸쳐 더욱 확대 발전되리라는 확신"을 표명했다.

리선권 외무상도 이날 자리프 외무장관에게 보낸 축전에서 "형제적 이란 인민이 적대세력들의 압력과 제재 책동에 맞서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을 수호하고 끊임없는 발전을 이룩해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북한, 이란 혁명일에 "제재 맞서 투쟁"…김정은·리선권 축전(종합)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이날 '나라의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하여' 제목의 기사를 싣고 이슬람 혁명 기념일의 의미와 최근 이란의 무기 개발 동향을 소개했다.

신문은 "이슬람교 혁명 승리를 이룩한 때로부터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란 인민은 나라의 자주권을 수호하는 길에 평화와 번영이 있다는 것을 절감하고…나라의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여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날에도 이란이 "적대 세력들이 경제봉쇄를 강화하면서 경제적 난관을 조성하고 있지만, 이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들을 취해나가고 있다"라면서 "특히 경제발전과 인민 생활 향상에 필요한 모든 것을 자급자족의 원칙에서 풀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적대 세력들의 도전과 방해 책동을 물리치고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을 수호하기 위한 이란인만의 투쟁은 계속되고 있으며 훌륭한 결실을 안아오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1979년 2월 11일 일어난 이란의 이슬람혁명은 친미 성향의 팔레비 왕정이 전복된 사건이다.

이 일을 계기로 이후 이슬람 종교 지도자가 최고 권력을 가지는 반미 신정(神政) 체제가 구축됐다.

북한이 전통적 우방인 이란의 이슬람혁명 기념일에 축전을 보내고 그 의미를 부각한 것은 제재에 굴하지 않고 나름의 경제 발전을 추구해온 이란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대북제재에 맞서 자력갱생으로 경제난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