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 제안에도 "'고향 출마' 하겠다"…김태호 "고향 출마 하고 전국 뛰겠다"
현역의원 여론조사 종료…'물갈이폭' 관심
홍준표·김태호 '험지 거부'…한국당 공관위, '칼날' 들이댈까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0일 오후 회의를 열고 중진들의 '험지 출마' 여부를 포함한 출마지를 논의한다.

특히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한 홍준표 전 대표와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출마표를 던진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의 컷오프(공천배제) 여부가 관심사다.

공관위는 일단 이들이 '험지 출마'를 거부할 경우 컷오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전날 이들의 사무실을 직접 찾아 험지 출마를 재차 권유하면서 험지 출마를 하지 않으면 공천을 주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그럼에도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는 이미 수차례 당을 위한 희생을 해왔다며 재차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지난 25년간 흔들림 없이 이 당을 지켜왔고 당을 위해 수 없는 희생적 결단을 해왔다"며 "고향 출마 한 번쯤은 해도 될 자격이 있다고 본다"며 다시금 '고향 출마' 의지를 밝혔다.

"자의로 탈당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잘못된 여론전에도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고도 했다.

김 전 지사도 페이스북에 자신이 여러 차례 당을 위해 희생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공심위(공관위)의 입장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고향 분들과의 마지막 '약속' 꼭 지키고 싶다"며 "'고향 출마'의 뜻이 이루어 지면 저는 선거기간 내내 부·울·경은 물론, 당의 명령이라면 전국 어느 곳이라도 뛰어다니며 총선 승리를 위해 온 몸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일종의 '타협안'까지 제시한 셈이다.

홍준표·김태호 '험지 거부'…한국당 공관위, '칼날' 들이댈까
김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 할 도리는 다했다"며 "강물을 헤엄쳐서 건널 것인지, 개울물에 빠져 죽을 것인지는 본인들의 선택에 달렸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가 '험지'인 종로 출마를 선택하고 한국당과 합당을 추진하는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도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 등도 이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종로 출마를 선언했던 무소속 이정현 의원이 황 대표의 종로 출마를 이유로 "제가 양보를 하는 것이 순리"라며 출마 선언을 거둬들이면서 "정치인부터 희생과 헌신으로 앞장설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뜻"이라며 "오래 정치하신 분들께서 이 부분에 대해 잘 아시리라 생각하고, 힘을 다 모아서 한국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는 선택을 해주시리라 생각한다"고 이들을 압박했다.

당초 공관위는 이날 회의에서 중진들의 출마지를 결정해 일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설득의 시간이 조금 더 연장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선거운동도 열심히 해왔고 지역민과의 관계도 있어 당장 결정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며 "다만 시간이 많지는 않다.

오늘내일 안에 현명한 결정을 내려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데드라인'을 제시했다.

홍준표·김태호 '험지 거부'…한국당 공관위, '칼날' 들이댈까
한 공관위원은 통화에서 "지금까지 험지를 걸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처럼 당이 정말 위기에 처해있을 때 (희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늘 안에 결정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계속 설득을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대구·경북(TK) 등 한국당의 전통적인 강세 지역에 대한 컷오프 비율 등도 이날 공관위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물갈이의 잣대로 사용될 지역별 현역의원 여론조사는 지난 5∼9일까지 진행돼 현재 결과를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관위가 수차례 TK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방침을 밝히면서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황 대표가 앞장서 '기득권 내려놓기'를 실현하면서 공관위의 '칼바람'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여기에 유승민 위원장이 합당 추진을 발표하면서 '탄핵의 강을 건너자'를 포함한 '보수재건 3원칙'을 재차 강조하고 '개혁공천'을 강조하면서 물갈이폭이 커지고 강한 쇄신 공천이 이뤄질 가능성도 커졌다.

이들에 대한 쇄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번 총선의 가장 큰 전략인 보수 통합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