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보수당이 ‘보수 통합’ 문제를 놓고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통합 신당 참여 대신 자유한국당과의 ‘선거 연대’ 가능성을 밝히자 당내 일부 의원이 “통합이 안 되면 개별적으로 신당에 입당하겠다”고 반발하면서다.

하태경 새보수당 공동대표는 7일 당 회의에서 “새보수당이 진로를 놓고 내부에 심각한 이견이 있고 조만간 탈당 사태가 벌어질 것이란 얘기가 있는데, 새보수당은 하나”라고 밝혔다. 유 위원장의 ‘선거 연대’ 발언 여파로 일각에서 제기되는 내홍설(說)을 일축한 것이다. 하 공동대표는 “통합이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건 오직 한국당이 ‘혁신’을 거부할 때 일어날 일”이라며 “통합에 실패해도 새보수당은 구차한 ‘선거 공학적’ 사술을 부리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유의동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한국당과의 협상 상황에 대해 “협상이라는 게 상대가 있는 것이니 특정 날짜를 지목하기 어렵지만 그리 오래 끌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 위원장은 전날 당 비공개 회의에서 의원들에게 “통합의 방법으로 선거 연대도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취지로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이 여의치 않으면 개별 선거구에서 한국당과 후보를 단일화하는 것도 고려해보자는 것이다. 이에 몇몇 의원은 “통합 논의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은 “이번 주말까지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의 협상을 끝내라”며 유 위원장을 압박하기도 했다. ‘개별 신당 입당’ 의사를 내비친 의원도 있었다.

이날 유 위원장은 황 대표에게 9일께 만나 통합 논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황 대표도 “만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이번 주말 회동이 성사되면 교착상태에 빠진 양당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담판 회동’이 불발될 경우 통합 신당 창당 기구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에 새보수당 대표로 참여해온 정병국·정운천 의원 등이 개별적으로 통합 신당에 합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