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문병호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왼쪽부터), 김영환 국민의당 사무총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오른쪽)와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문병호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왼쪽부터), 김영환 국민의당 사무총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오른쪽)와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수만 통합해선 살 수 없습니다. 국민 40%가 중도입니다. 혁통위는 보수의 정당이 아니라 중도보수의 정당을 넘어 합리적 진보와 중도보수가 함께하는 통합정당이 돼야만 합니다."

김영환 전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4일 국회 정론관에서 중도보수 통합협의체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참여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이것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중도 개혁주의 노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혁통위 통합 대상에 있어 김 전 사무총장이 '합리적 진보'와 함께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혁통위의 출범 자체가 보수통합 논의를 위해 만들어진 테이블인 만큼 자칫 보수진영 지지자들에게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사무총장은 '합리적인 진보세력들도 통합신당에 함께하게 하겠다는 이야기가 혁통위에서도 언급됐냐'는 질문에 "제가 혁통위와 소통창구가 많지 않지만, 박형준 혁통위원장과 실시간 소통을 하고 있다"면서 "박 위원장도 같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어 "보수가 중요하기는 하고 통합의 핵심인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서 합리적 진보세력까지 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래야만 국민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 "이러한 통합이 이뤄져야만 국민들이 마음을 놓고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을 포함, 혁통위에 참여하고 있는 보수세력과도 논의가 된 부분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진보에 대해서 문을 닫고 승차 거부를 하는 정당은 집권을 할 수 없다"면서 "지금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진보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민주당은 보수는 물론 아니고 얼치기 진보이자 사이비 진보"라며 "진정한 진보세력은 저와 정세 인식을 함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김 사무총장의 발언에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합리적 진보를 지향하는 이들에게도 문호가 열려있지만 혁통위의 기본 방침은 중도보수 통합에 있다는 이야기다.

박 위원장은 '한국당과도 합리적 진보세력과 함께한다는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통합신당 차원에서, 혁통위 차원에서 나온 얘기로는 합리적 진보를 함께하겠다는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면서 "범중도보수 통합을 지향한다"고 했다.

이어 "다만, 통합신당이 내걸고 있는 가치에 동의를 한다면 누구든 함께 할 수 있다"면서 "개별적으로는 진보 출신 인사들도 들어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진보라는 표현은 그야말로 통합신당이 국민통합 정당이 돼야 한다는 의미에서의 표현일 뿐"이라며 "김영삼 정부에서도 15대 총선에서 합리적 개혁, 진보세력까지 받아들여 선거를 치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통합신당이 캐치올(Catch-All) 정당인 만큼 통합 정당을 지양하고 있다"면서 "자꾸 벽을 치는, 좁은 정체성이 아니라 열린 정체성을 향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문호는 열려 있다"면서 "합리적 진보라고 지칭되는 이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