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군용물자 조달체계 개선…'계약 불만 제로센터' 2월 운영
밖에서 먹던 '치킨텐더' 군대서도 먹는다…민간물품 그대로 군납(종합)
'밖에서 먹던 음식인데 왜 군대에서 먹으면 맛이 없을까.

'
방위사업청(방사청)이 갓 입대한 병사들이라면 군 급식을 먹다 느껴봄 직한 이 '감정'을 없애기 위해 군용물자 품질을 향상한다.

방사청은 4일 저급한 보급품으로 인식되던 군용물자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군용물자 조달체계 개선'을 올해 최우선 업무 중 하나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민간 우수 상용품이 그대로 군에 납품될 수 있도록 조달 방식을 변경해 일부 품목에 시범 적용할 예정이다.

시범 품목에는 잡채 볶음밥, 통새우 볶음밥, 치킨텐더, 소 양념 갈비찜, 컴뱃셔츠 등이 포함됐다.

이번 시범품목 조달 방법은 방사청이 직접 구매하는 방식으로 필수 요구사항만 제시돼 기존 군납 업체뿐 아니라 민간업체도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치킨텐더가 그대로 군에 납품될 수 있다.

방사청은 올해 하반기 장병 선호도 조사를 하고, 만족도가 향상됐다면 군납 품목을 늘릴 계획이다.

군의 요구 사항에 부합한다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유명 브랜드의 운동복이나 운동화도 군에 납품될 수 있다.

물품 적격심사 기준도 간소화해 민간 기업의 군납 참여를 활성화한다.

일반적으로 군용물자 조달은 제품 요구사항을 규격이나 구매요구서에 세부적으로 명시하고, 이를 제조할 수 있는 업체 간 적격심사 또는 수의계약 협상을 통해 이뤄졌다.

군용 사양과 복잡한 심사 기준은 민간 우수 업체의 진입장벽이 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품 품질보다는 납품실적, 신인도 평가 가점 등을 확보한 기존 납품업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방사청은 시중 우수 사용품을 기준으로 군의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이에 합당한 수준의 단가도 보장해 저가 낙찰에 따른 품질 저하를 방지할 계획이다.

그동안 군 구매요구서와 시중품 사양서가 큰 차이를 보이며 군용물자와 시중품의 품질이 차이가 나고, 우수한 시중품이 군의 요구사항에 부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꼬리곰탕의 경우 군 구매요구서에는 사골추출액 5.5%, 쇠고기추출물 0.12%, 효모추출물분말 0.02% 등 구체적인 요구 내용이 담겼다.

반면 시중품에는 정제수, 소꼬리 15% 등 간단한 사양만 적혀있다.

방사청은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 엄정한 제재를 시행해 건전한 조달 환경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사청은 군용물자 조달 평가 기준인 '물품 적격심사 기준' 개정을 통해 최근 3년간 불공정행위 이력을 평가·감점한다.

법원의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이 되더라도 최종 판결 전까지는 감점이 반영된다.

불공정행위를 한 업체는 수의계약 자격을 엄격히 제한한다.

'식품위생법 위반 등에 따른 행정처분', '경고장에 의한 감점', '소액하자 건의 누적감점' 제도도 확대된다.

방사청은 철저한 계약 이행 현장 점검을 위한 '계약 불만 제로센터'도 2월 초부터 운영할 방침이다.

장병이나 장병의 부모 등 누구나 군용물자의 불만족 내용을 계약 불만 제로센터에 신고할 수 있다.

신고 내용뿐 아니라 자체 계획에 따라 불공정 행위 등을 현장에서 확인할 계획이다.

왕정홍 방위사업청장은 "이번 개선을 통해 장병들의 병영 생활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강도 높은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