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재판은 미투 아닌 명예훼손…공관위나 최고위서 어떤 결정도 안해"

더불어민주당이 4월 총선에서 서울 강서갑에 공천을 신청한 정봉주 전 의원을 공천심사 대상에서 배제하기로 했으며, 출마 의사를 접지 않을 경우 공관위에서 공식적으로 부적격 판단을 내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성추행 의혹 보도와 관련한 명예훼손 재판으로 인해 총선 민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의원의 자격 여부를 심사할 공천관리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 최종 결정 과정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3일 국회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부동산 투기 및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문제에는 당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한다는 방침"이라면서 "이런 기준에 따라 정 전 의원은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심사에서 부적격 판단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 전 의원의 경우 재판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로 총선에서 공방이 계속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총선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은 자신과 관련된 사건이 '미투'라는 것 자체를 부인하고 있으며, 공관위와 최고위가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재판은 미투가 아닌 프레시안과 명예훼손 사건"이라면서 "이해찬 당 대표와도 지난해 12월 30일과 1월 29일에 만났는데 이 대표도 '미투'가 아니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에 확인한 결과 공관위나 최고위에서 어떤 결정을 한 것도 없으며 출마 준비를 철저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에 출마하려고 했으나 "2011년 12월 23일 기자 지망생이던 A씨를 호텔에서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에 보도되면서 결국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그는 프레시안 기자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소했으나 자신이 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던 호텔에서 성추행 시점으로 지목된 날에 신용카드를 결제한 사실을 확인한 뒤 고소를 취하했다.

프레시안은 정 전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명예훼손 및 무고,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정 전 의원을 기소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민주당에 복당했다.

민주당은 총선 출마 희망자를 대상으로 예비후보 검증을 하고 있으나 정 전 의원은 이 절차를 건너뛰고 바로 공천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공천관리위원회는 정 전 의원을 포함해서 미(未)검증자를 대상으로 별도의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민주당은 정 전 의원에게 불출마를 권고했으나, 정 전 의원은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여, 정봉주 출마 고수시 공관위서 '부적격' 판단 방침(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