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나홀로 최고회의'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3일 '나홀로 최고회의'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손학규 대표의 '사퇴 거부'로 내홍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이 '집단 탈당'을 예고했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비례대표 의원들은 물론 호남계 중심의 당권파까지 이 같은 입장을 내놓으면서 손 대표의 '1인 정당' 전락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바른미래당 주승용·최도자·박주선·임재훈 의원은 지난달 31일 손 대표와 만나 '대표직 사퇴'와 비대위 구성을 요구했었다. 당 내 호남계, 당권파, 비례대표 의원까지 나서 손 대표를 설득했지만 '사퇴 거부'가 계속되자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손 대표의 사퇴 시한을 10일로 정하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날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집단 탈당하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당 내 의원들이 '집단 탈당'이라는 강수를 두면서 일찌감치 '정치적 탈당'을 선언한 안철수계 의원들 제명 역시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10일까지 손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나지 않으면 호남계(주승용·박주선·김동철·김관영 의원)를 중심으로 지역구 의원 7명이 전원 탈당하고, 이후 당권파(임재훈·채이배 의원)의 탈당 후 안철수계(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 등 비례대표 의원들이 의원총회를 통해 스스로 제명을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비례대표는 탈당을 하게 되면 의원직을 잃는 만큼 의원총회를 열어 스스로 제명을 의결한 뒤 무소속 상태에서 의원 자격으로 '안철수 신당'에 입당한다는 시나리오다.

바른미래당이 공중분해되고 손 대표가 1인 정당으로 전락하는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손 대표의 용단이 필요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손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지만 당권파로 분류되는 임재훈 사무총장과 이행자 사무부총장, 장진영 당대표 비서실장 등 주요 당직자가 대거 불참하며 손 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손 대표는 나홀로 최고회의를 진행하면서도 "오늘 당 사무총장과 부총장, 비서실장 등 핵심 실무자들이 당권 투쟁 일환으로 출근을 거부해 유감"이라면서 "총선 준비에 여념이 없어야 할 지금, 당직자 근무 태만은 묵과 못한다. 곧바로 복귀하지 않으면 총선 준비를 위해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