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내일 오찬 제안…TK의원들 '고강도 컷오프' 방침에 불만 표출할 듯
黃 출마지 놓고 당 내부 술렁…종로엔 黃대신 '청년·신인후보'도 검토
황교안, '물갈이 여론조사' 직전 TK의원 회동…집단반발 나오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4일 TK(대구·경북) 지역 의원들과 비공개로 회동한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TK 현역 의원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하고, TK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이들에 대한 달래기 작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당 관계자는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가 TK 지역 의원들과 4일 오찬을 제안한 상태"라며 "큰 틀에서 당을 위해 함께 가자는 취지의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오찬은 애초 황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권역별·상임위별로 의원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오찬 다음 날인 5일 공관위가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배제)를 위한 여론조사를 개시한다.

결국 이번 오찬의 대화 주제는 컷오프 및 공천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현재 공관위는 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TK 지역의 컷오프 비율을 다른 권역보다 더 높게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형오 공관위원장도 지난달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TK 현역 의원들을 절반 넘게 교체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일부 TK 의원은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 "동고동락했는데 청산 대상처럼 돼서 어떻게 지역구 유권자들 앞에서 낯을 들고 다니냐" 등으로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TK 의원들은 황 대표와의 오찬 자리에서도 집단적 목소리를 내려는 기류가 감지된다.

한 TK 의원은 통화에서 "황 대표가 50% 이상 잘라도 아무 소리 말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려는 것 아니겠느냐"며 "집단 반발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당 일각에서는 일부 TK 의원들이 공천에서 배제될 경우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태극기 세력을 기반으로 최근 창당한 자유통일당으로 옮길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TK 의원들이 황 대표에게 완곡한 유감 표명을 하는 데 그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칼자루'를 쥔 쪽이 결국 황 대표인 만큼 대놓고 반기를 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다른 TK 의원은 통화에서 "오찬 자리에서 (대거 컷오프 방침에) 기분이야 좋지 않지만, 탈당하겠다는 사람이 나오면 오히려 다른 의원들은 안도감에 환영할 수도 있다"고 했다.

현재 TK 지역 한국당 의원 19명 중 총선 불출마 선언자는 정종섭 의원 한 명뿐이다.

황교안, '물갈이 여론조사' 직전 TK의원 회동…집단반발 나오나
한편, 황 대표의 총선 출마지를 놓고 술렁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서울 용산과 양천갑에서 황 대표 지지 여부를 물어보는 여론조사 녹음파일이 당내에 돌면서 이 두 지역으로 출마지가 좁혀진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이들 지역에서 이미 선거를 준비해온 한국당 소속 예비후보들은 크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용산은 행정안전부 장관인 민주당 진영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곳이다.

해당 조사는 황춘자 당협위원장, 권영세 전 주중대사, 황 대표가 각각 더불어민주당 권혁기 전 청와대 춘추관장과 가상 대결하는 내용이다.

양천갑 조사의 경우 이곳에서 출마를 준비해온 김승희(비례대표) 의원과 황 대표가 야당 측 주자로 나와 민주당 후보와 대결하는 구도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조사 의뢰 주체는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 내부에서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출마 예정인 서울 종로에 황 대표 대신 청년이나 정치 신인을 내보내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주호영 의원은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 "청년, 신인을 (후보로) 내서 '비대칭 전력'으로 선거를 붙이는 방법"이라며 "그런 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