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전문가들을 청와대로 불러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종합점검회의를 연 데 이어 감염병과 방역 전문가를 초청해 의견을 청취했다. 청와대는 이번 사태 대응이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판단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검역부터 지역사회 감염 확산 저지까지 전 단계에 걸쳐 현재 실시하고 있는 방역에 대해 평가하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대응할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자 한다”며 “지금부터의 대응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시간 동안 열린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우선적으로 국내로 유입되는 환자를 줄여 우리 의료 역량이 감당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더불어 질병관리본부의 정보분석 능력을 포함한 전반적 기능 강화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공조체계 구축 방안 등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검사법에 따라 검사에 걸리는 시간이 줄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활용해 총력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이종구 전 질병관리본부장,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 엄중식 가천대 감염내과 교수, 최보율 한양대 예방의학과 교수, 김홍빈 서울대 내과 교수가 참석했다.

청와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총력전 태세로 전환함에 따라 정부 부처의 새해 업무보고 등 당초 예정된 일정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청와대는 이번 사태로 인한 과도한 경제심리 위축을 경계하며 경제 관련 일정에는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불안감 때문에 정상적인 경제활동까지 영향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경제상황 관리를 특별히 당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키는 일, 아울러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경제활력을 제고하는 일을 두 축으로 국정을 끌고 갈 것”이라며 “특히 신종 코로나에 대비해 경제를 어떻게 튼튼하게 이끌 것인지도 정부 대책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