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톨게이트 승리를 위한 민주일반연맹 결의대회'에서 마스크를 쓴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톨게이트 승리를 위한 민주일반연맹 결의대회'에서 마스크를 쓴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 수가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2일 오전 9시 3명의 환자를 추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내 전체 확진자는 15명으로 늘었다.

우한폐렴 공포로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집회가 연일 열리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선 "대규모 집회가 우한폐렴을 확산시킬 수 있다"며 "당분간 집회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1일 낮 12시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미국 대사관저 앞 도로를 가득 메운 집회 참가자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한 집회 참가자는 '각막 감염' 루머를 의식한 듯 고글을 끼고 나오기도 했다.

태극기혁명국민대회와 자유대한호국단 등 보수 성향 단체들도 이날 오후 서울시청 앞과 광화문 광장 등에서 집회를 열었다.

평화협정운동본부 등 진보 성향 단체들도 이날 오후 KT 광화문 빌딩 앞에서 '국가보안법철폐' 집회를 열었고,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톨게이트 승리를 위한 민주일반연맹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일요일인 2일 오후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 생일을 맞아 우리공화당이 서울역과 광화문 광장 등지에서 대규모 태극기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하지만 집회 주최 측은 "우한폐렴 사태가 향후 몇 달이나 지속될지 모르는데 무조건 집회를 하지 말라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전염병으로 집회를 중단하는 사례가 생기면 향후 정권에서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이슈+] 우한폐렴에도 집회 강행 논란…"집회 멈춰야" vs "누구 좋으라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