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의원들, 당에 제명 요구…평당원·지역위원장 등 400여명 탈당
"손학규, 비극적 결말 만들어", "'버티기 달인' 손학규, 안철수 내쫓았다"

안철수 전 의원의 탈당 이후 바른미래당 안철수계 의원들은 안 전 의원과 함께 신당을 출범시키겠다고 30일 밝혔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원내대책회의와 라디오 인터뷰 등 공개 석상에서 손학규 대표를 향해서도 맹비난을 쏟아냈다.

이동섭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전 의원 탈당에 따른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 "'정치적 탈당'을 통해 의원 신분을 유지하면서 안철수 전 의원과 함께 신당을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안철수계 의원들 "安과 함께 신당 출범시킬 것"…손학규 맹비난(종합)
이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안철수계 비례대표 6인은 (탈당으로) 의원직이 상실되면 정치 활동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며 "국민의당이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압도한 것은 '안철수 바람' 때문으로, 호남 중진의원들도 안 전 의원 덕에 당선됐기 때문에 제명해주는 것이 예의"라고 강조했다.

이 권한대행은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이다.

비례대표 의원은 탈당이 아닌 제명이 될 경우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이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도 출연해 "2월 중순에 창당이 확실시될 것"이라며 "제명 요구를 한 뒤 안 들어주면 2월 중순 창당 직후 탈당하고 안 전 의원과 새로운 정치를 하는 데 동참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는 서울·경기를 비롯한 중부권과 전국 정당을 지향하고 있다"며 "집권여당에서도 저와 만나 안 전 의원과 함께한다는 분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 권한대행은 "오늘 일부 지역위원장들이 탈당하고, 내일(31일)도 수십명이 탈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바른미래당 소속 지역위원장 등 10여명과 평당원 400여명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로 "안 전 의원 뜻에 따르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안철수계 의원들 "安과 함께 신당 출범시킬 것"…손학규 맹비난(종합)
앞서 이 권한대행은 회의에서 안 전 의원의 탈당과 관련해 "당이 회생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 사라졌다"며 "이제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의 사당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비극적인 결말을 만든 손 대표에게 매우 유감을 표한다"며 "혁신 없이는 총선에서 단 한 석도 못 얻는 과정에서 손 대표는 마지막 역전의 찬스마저 병살타로 날려버렸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손 대표가 안 전 의원을 향해 '오너가 최고경영자(CEO) 해고 통보하듯 했다'고 비판한 점을 거론, "CEO의 아집으로 부도 직전까지 몰렸으면 CEO에게 책임을 묻고 회생 절차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손 대표는 '내려놓겠다'는 말의 번복을 그만하라. 듣는 동료 의원들도, 언론도 이제는 지쳤다"며 "'기억이 안 난다'는 거짓말을 하지 말고 자기 말을 메모하는 습관을 갖길 바란다"고도 했다.

권은희 의원은 회의에서 "'버티기의 달인' 손 대표가 또다시 버티면서 소중한 정치적 자산인 안 전 의원을 내쫓았다"며 "책임 의식과 사명감 없는 손 대표와의 대화와 타협은 음험한 거래일 뿐이며, 손 대표와의 거래를 단호히 거절하고 미래를 위한 담대한 선택을 한 안 전 의원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신용현 의원은 "지금의 바른미래당은 국민의당 돌풍을 일으키며 제3지대로서 국민에게 받았던 지지에 부응하지 못하고, 더이상 내부 통합과 혁신·비전을 찾아볼 수 없는 사실상 뇌사 상태에 빠졌다"고 했다.

신 의원은 이어 "손 대표와 바른미래당 선배 의원님들께 부탁드린다.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들을 뽑아주셨던 민의가 이번 총선에서 다시 반영되도록 저희 비례대표 의원들의 길을 열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제명'을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