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행안부장관, 우한교민 머물 아산 방문…주민들 달걀 던지며 항의
진영 행안부장관, 우한교민 머물 아산 방문…주민들 달걀 던지며 항의
정부가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과 관련해 중국 우한(武漢)에 체류 중인 교민을 전세기로 송환한 뒤 충남 아산과 진천에 있는 공무원 연수 시설에 격리 수용하기로 했다.

30일 충남 아산시 우한 교민 수용 반대 집회장을 찾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양승조 충남지사, 오세현 아산시장은 주민들에게 계란을 맞았다.

당초 정부는 30~31일 전세기 편으로 귀국하는 교민들을 수용할 장소로 충남 천안(우정공무원교육원, 중앙청소년수련원)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격리 수용지가 아산과 진천으로 결정된 것에 대해 주민들은 당초 후보지로 검토 됐던 천안 지역 국회의원들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어서 수용지가 변경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아산과 진천은 모두 지역구 의원이 자유한국당 소속이다.

진영 장관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주민들이 농성 중인 곳으로 이동했지만 거센 항의 때문에 가까이 접근하지는 못했다. 마이크를 잡고 주민을 설득하려던 진 장관은 결국 뒤로 물러났다.

이어 양승조 충남지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양 지사는 "먼저 말씀드릴 것은 천안에서 아산으로 변경된 것이 아니다"며 "여러 시설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경찰인재개발원이 높은 점수를 받아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분이 믿지 못한다면 가족과 함께 마을 인근에서 생활할 수도 있다"며 주민들을 달랬다.

양 지사는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마을에 '임시 집무실'을 설치하고 도정업무를 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주민들은 수용되는 교민 가운데서 확진 환자가 나올 것을 우려했다. 정치권도 반발했다. 이 지역 국회의원인 한국당 이명수(아산갑) 의원은 성명을 내고 "경찰인재개발원 인근에 아파트 단지를 비롯해 수많은 아산시민이 거주하고 있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과 제약요인이 있어 격리시설로 적합하지 않다"면서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수용할 경우 아산 시민과) 인근 천안 시민과 정서적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진천을 지역구로 둔 한국당 경대수(증평‧진천‧음성)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인구가 밀집한 충북혁신도시내에 위치한 공공시설에 수용하는 것은 자칫 더욱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정부가) 수용을 강행한다면 충북 진천군을 비롯해 충북 혁신도시 전체, 중부권 전체 주민들의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 의원은 "혁신도시 인근은 농촌 지역으로 고령의 어르신들이 많아 질병 정보에 취약하고 소독 등 감염 방지 대책도 미흡하다"며 "주민들이 고령이라 면역력이 떨어져 쉽게 우한 폐렴에 걸릴 수 있어 걱정이 크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