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 계약 불공정성 연구' 보고서…"공정거래조정원 통해 분쟁 조정 필요"

최근 e스포츠계에서 '을'인 선수가 '갑질'을 당해 논란이 벌어진 가운데, 모든 프로스포츠 현장에서 선수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표준계약서를 확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를 토대로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하 조정원)에 프로스포츠 분쟁조정협의회를 설치해 공정하고 신속한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프로스포츠 갑을관계 개선 위해 표준계약서 도입 확산해야"

24일 남기연 단국대 법과대학 교수와 김대희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선임연구위원은 조정원의 '법·경제분석그룹 연구보고서'에 담긴 '프로스포츠 선수계약의 불공정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현재 한국프로스포츠협회에 가입한 한국프로축구연맹(K-League), 한국야구위원회(KBO), 한국프로농구연맹(KBL),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한국배구연맹(KOVO),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등 7개 단체 중 개인종목인 KPGA와 KLPGA를 제외한 5개 단체는 선수표준계약서를 운용 중이다.

최근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e스포츠 선수 관련 표준계약서를 3월까지 만들어 보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에서 활동하는 '그리핀' 팀이 미성년 선수의 이적 계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강요와 협박, 불공정 계약을 했다는 사실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알려진 데 따른 답변이다.

"프로스포츠 갑을관계 개선 위해 표준계약서 도입 확산해야"

보고서는 한발 더 나아가 표준계약서가 모든 프로스포츠로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스포츠산업진흥법'에 표준계약서 근거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이 법 18조는 '문체부 장관은 선수의 권익을 보호하고 스포츠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공정한 영업질서 조성 등 필요한 시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선언적일 뿐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문체부 장관이 공정거래위원장과 협의해 표준계약서를 마련하고, 구단에 이를 보급하도록 하는 근거 규정을 구체적으로 추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선수표준계약서 필수 조항으로 ▲ 당사자의 권리와 의무 ▲ 계약 기간 ▲ 연봉 ▲ 비용부담 ▲ 초상권 등 이미지 활용 ▲ 계약의 양도 및 갱신, 변경 ▲ 해지 ▲ 계약 위반 ▲ 비밀 유지 ▲ 분쟁의 해결 등의 내용을 꼽았다.

보고서는 특히 분쟁 해결 조항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조정원에 프로스포츠 분쟁조정협의회를 두도록 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보고서는 "다른 분야보다 더 높은 수준의 '갑을관계'에 있는 프로 선수 입장에서 구단과 관계가 종료될 것을 각오하면서까지 공정위에 분쟁을 신고하거나 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것보다는 조정을 통해 신속히 해결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라며 "스포츠산업진흥법에 근거 조항을 신설해 조정원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정위 측은 이러한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약관규제법에 따라 구단 측이 표준계약서를 먼저 마련하도록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약관규제법에 따르면 사업자 등 이해관계자가 주도해 표준계약서를 마련하되 여의치 않으면 공정위가 직권으로 마련할 수도 있다"며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이 늦어진다면 약관규제법을 적용해 표준계약서를 먼저 마련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구단이 표준계약서를 마련해 공정위에 심사 청구를 한다면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공정성이 담보되도록 심사할 것"이라며 "프로스포츠 산업 진흥 부처인 문체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해 사용을 권장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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