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간부 남겨달라는 윤석열 요청 묵살
노골적인 수사방해, 검찰 반발 예상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참석을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참석을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차장·부장검사 등 중간 간부와 평검사 인사가 23일 발표됐다. 이날 인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검찰 차장검사를 전원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찰청 과장급 간부들을 모두 유임해달라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묵살됐다. 검찰인사위원회도 현안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하겠다고 밝혔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추 장관이 취임 후 5일 만에 윤 총장 측근들을 대거 좌천시킨 것에 이어 또 한 번 청와대를 겨냥한 검사들을 대학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서울중앙지검 지휘부 교체다. 서울중앙지검 신자용 1차장검사는 부산동부지청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청와대 울산 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책임지고 있는 신봉수 2차장검사는 평택지청장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조 전 장관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송경호 3차장검사 역시 여주지청장으로 밀려났다. 조 전 장관 수사 실무자였던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 검사도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 전 장관의 감찰무마 사건을 맡아 불구속 기소했던 지휘부인 홍승욱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는 천안지청장으로 좌천됐다.

다만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 부장검사인 김태은 공공수사2부장은 유임됐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보직을 변경할 경우 논란이 커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법조계에서는 직접수사 부서 축소를 골자로 한 직제개편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점에서 주요 사건 수사팀 상당수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이미 예상했었다.

고검 검사급은 1년간 보직기간을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직제·정원 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둬 직제개편이 중간간부 교체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됐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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