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총선에서 설날 밥상에 올랐던 정치 이슈는?
미니 여당 열린우리당의 탄생과 차떼기 마주했던 2004년
2008년, MB 후광 등에 업었던 보수와 폐족 자처했던 친노
서울시장 탈환 후 기세 올랐던 민주진보 진영의 2012년
2016년 설 명절, 새누리당은 180석까지 바라봤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23일 서울역에서 귀성객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23일 서울역에서 귀성객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총선을 앞둔 설 명절이 다가올 때마다 주목받는 단어가 있다. 바로 '명절 밥상'이다. 명절 밥상에 어떠한 음식이 오를 것인지, 시장 물가가 어떻게 되는지 주목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명절 밥상에서 어떠한 선거 이슈 올랐는지 정치권이 촉각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이번 설 명절에도 다양한 정치 이슈가 명절 밥상에 오를 전망이다. 친척들끼리 모이는 장소에서 정치 이야기를 하면 싸움밖에 더 나느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설 명절 정치권 이슈는 가장 재미있는, 때로는 가장 격렬한 술 안주이자 이야깃거리다.

보수 통합,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의 정계 복귀, 부동산값 폭등, 조국 전 장관 이후 국면 등 다양한 정치권 이슈가 돌아오는 명절 밥상에 오를 전망. 설날을 맞아 한경닷컴은 총선을 앞둔 역대 설, 우리의 밥상에 어떤 정치권 이슈가 올랐는지 돌아봤다.
2003년 11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지도부가 창당선언문을 제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03년 11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지도부가 창당선언문을 제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설 명절 지나며 급격하게 돌아간 17대 총선…설 전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탄핵 정국

2004년 설 명절까지만 하더라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것이라고 예상한 국민은 아무도 없었다. 다만 그 기류는 2002년 대선부터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의 이인제와의 갈등, 대선 과정에서의 정몽준과의 갈등을 지켜보던 당내 세력들과 친노세력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

결국 총선을 앞두고 새천년민주당과 민주당의 영남 및 소장파,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 등으로 대표되던 호남 신주류 세력은 2003년 11월 열린우리당을 창당한다. 미니여당이었지만 '100년 정당'을 표방하며 야심 차게 설 명절을 맞이한다.

보수진영을 대표하던 한나라당은 '역대'급 위기를 맞이한다. 일명 '차떼기 사건'으로도 불리는 불법 대선 대선자금 게이트가 설 명절을 앞둔 2003년 12월 수면위로 떠오른 것이다. 한나라당을 살리기 위해 등장한 인물은 박근혜. 설 명절 민심이 심심찮은 것을 느꼈던 그는 설 직후 천막당사를 설치하는 행보를 보인다.

설 명절을 지나 탄핵국면까지 거치며 진행된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152석을 얻어 과반을, 한나라당은 121석을 얻어 선전을, 새천년민주당과 자유민주연합은 각각 9석과 4석을 얻으며 패배를, 처음으로 치러진 1인 2표제의 이득을 본 민주노동당은 10석을, 정몽준 의원이 버티던 국민승리21과 무소속 의원들이 각각 1석과 2석을 얻는다.
2007년 12월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뒤 여의도 한나라당 캠프 앞에서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어 답하고 있다. /사진=한경DB

2007년 12월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뒤 여의도 한나라당 캠프 앞에서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어 답하고 있다. /사진=한경DB


◆경제 대통령 이명박의 등장과 '폐족'이 됐던 친노…18대 총선 앞뒀던 설 명절

2008년 설 명절을 앞둔 2007년 겨울,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으로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선출된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보수표를 나누어 먹었음에도 이명박 후보는 500만 표 이상이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다.

이 기세는 자연스럽게 설 명절까지 이어진다. 이명박 당선인의 임기는 시작도 안 했었지만 경제를 살리겠다는 그의 캐치프레이즈에 국민들의 기대감은 한껏 고조돼 있었다. 뉴타운 등 개발 공약 논의 등도 이어지면서 설 명절 밥상은 그 어느 때보다 여대야소를 점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었다.

원조 친노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2007년 겨울 "친노는 폐족이다"라는 발언까지 하며 친노 진영과 설 명절 직전 민주개혁진영이 처한 암울했던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 통합민주당은 단 81석을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으며 한나라당은 153석의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충청을 기반으로 한 이회창의 자유선진당은 18석을 민주노동당은 5석을, 창조한국당은 3석을 차지한다. 공천 학살을 당하며 친박연대로 선거를 치른 친박계는 14석이라는 성과까지 얻어낸다. 당시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의원들은 25명이었다.
2012년 4월 총선 당시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야권연대 양당대표 기자회견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2년 4월 총선 당시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야권연대 양당대표 기자회견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합진보당의 등장·MB정부 심판론…2012년 설 명절 밥상 최고의 화두

보수진영에는 그야말로 위기였다. 2012년을 마주하기 직전 2011년 하반기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야 5당 연대에게 패배했기 때문이다. 임기 초 하늘을 찌르던 MB정부의 인기는 바닥까지 떨어진다. 야권은 서울시장 탈환과 함께 이 기세를 2012년 설 명절까지 이어진다.

그 가운데에는 통합진보당의 탄생이 있었다. 통합진보당은 2011년 12월 출범을 해 바로 다음달이던 설 명절 밥상에서 가장 '핫한' 이야깃거리로 등장한다. '종북' 논란과 별개로 유시민, 노회찬, 심상정 등이 모인 통합진보당은 MB정부 심판론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

한나라당 역시 이명박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질 대로 떨어지자 새로운 출구를 찾기 시작한다. 설 명절 동안 유력 차기 대권주자이자 강력한 리더십을 보였던 박근혜를 간판에 세워야 한다는 민심을 귀담아듣는다. 이에 한나라당은 설이 끝나자마자 새누리당으로 재출범한다.

박빙의 선거가 예상됐지만 새누리당은 박근혜 원맨쇼를 바탕으로 152석을, 민주통합당은 127석을, 통합진보당은 13석을, 자유선진당은 5석을 무소속 의원들은 3석을 얻는다.
2016년 1월 당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김상곤 인재영입위원장,문재인 대표(왼쪽부터)가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6년 1월 당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김상곤 인재영입위원장,문재인 대표(왼쪽부터)가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결과는 달랐지만 2016년 설 명절까지 유효했던 새누리당 절대 우세의 민심

2016년 설 명절 새누리당의 기세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다음달 당시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이 있을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설 명절 밥상에 단순히 비박계와 친박계의 갈등 정도만 올랐을 뿐 새누리당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민심은 우호적이었다.

오히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위기였다. 설 명절을 맞이하기 직전인 2015년 겨울, 안철수라는 대선 주자가 당을 탈당했기 때문이다. 당시 문재인 당 대표 리더십은 '친노 패권주의'라는 공격을 받으며 흔들리고 있었다.

결국 설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카드를 꺼낸다. 김 위원장은 1월 취임해 당내 분위기를 재빠르게 수습해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지지율 격차는 두 배였다. 당 대표의 적극적인 인재 영입 속에서도 민주당은 설 명절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설 명절을 지난 뒤 앞서 언급됐던 '옥새 파동' 등의 사태를 거치며 새누리당의 내홍이 심화됐고 민주당은 손혜원이라는 홍보 전문가를 영입하며 기존과 차별화된 색다른 시도에 나섰다. 그 결과 민주당은 123석을 차지해 원내 1당이 됐으며 설 명절까지만 하더라도 180석을 희망하던 새누리당은 122석을, 안철수가 이끈 국민의당은 38석을 정의당은 6석을, 무소속 의원들은 11석을 얻는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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