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벤처 4대 강국 실현 방안'에 맹공
갈등의 골 깊어가는 정부여당과 참여연대
참여연대 주요 인사들 줄줄이 사퇴…공식 비판까지 나서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0일 국회에서 '벤처 4대강국 실현 방안' 총선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0일 국회에서 '벤처 4대강국 실현 방안' 총선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참여연대가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2호 공약인 '벤처 4대 강국 실현 방안'을 두고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해가 갈수록 벌어지는 정부여당과 참여연대의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양새다.

참여연대는 21일 논평을 통해 "이미 상법상 의결권 방어를 위한 종류 주식 발행이 가능한 상황에서 굳이 1주당 최대 10개의 복수 의결권을 갖는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차등의결권을 도입하려는 것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2년까지 유니콘 기업 30개 확대 △모태펀드 연간 1조 원 투입으로 벤처투자액 연간 5조 원 달성 △코스닥·코넥스 전용 소득공제 장기투자 펀드 신설 △스톡옵션 비과세 한도 1억 원까지 확대 △창업주의 복수(차등) 의결권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제2호 총선 공약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는 "창의적 벤처기업의 성장과는 무관한 것으로, 소수 주주 권익을 침해하고, 지금도 과도한 경영진으로의 권한집중 및 사익추구를 유발할 공산이 크다"라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정부와 여당이 해당 공약을 철회하고, 더 이상의 차등의결권 허용 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고 전했다.

아울러 "정부와 여당의 차등의결권 도입 시도는 어떠한 명분도 합리적 근거도 없으며, 오히려 벤처기업 활성화를 명목으로 시장의 체계적 위험관리를 위한 규제의 무분별한 완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경영권 상실의 두려움 없이 자본 조달이 가능하다'는 재계의 주장과 달리 복수 의결권 주식은 현행 법제 하에서도 발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차등의결권 도입은 벤처기업의 성장과 어떠한 관련도 없으며, 오히려 우리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경제민주화를 후퇴시킬 가능성이 크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창업가 정신을 꺾는 것은 차등의결권의 부재가 아닌, 대기업의 기술 탈취·불공정거래행위 및 불공정한 경쟁 시장, 사업 실패로 인한 채무에 지나치게 가혹한 사회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사회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못하고, 주주총회가 본연의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등 낙후된 기업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 기업에 차등의결권이 도입된다면 오히려 경영세습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적은 지분을 가진 대주주가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작금의 행태가 더욱 심화될 공산이 크다"면서 " 정부와 여당이 섣부른 차등의결권 도입 시도를 중단하고 기업지배구조 개선, 불공정거래행위 근절 등 공정경제 구축에 도움이 되는 제도 도입 및 운영, 법 개정에 먼저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참여연대와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 가장 가까운 파트너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참여연대 출신인 장하성, 김수현, 김상조 세 사람이 청와대 정책실장을 연이어 맡아왔으며. 현 정부의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정부 산하기관에 진출한 참여연대 출신만 60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러한 밀월 관계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거치면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김경률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지난해 9월 조 전 장관 사태에 침묵하는 참여연대를 규탄하며 직을 던졌고 양홍석 전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 역시 지난 15일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에 불만을 품고 사의를 표했다.

주요 인사들의 사퇴와 맞물려 민주당의 총선 공약에 참여연대가 본격적인 비판에 나선 만큼 향후 정부여당과 참여연대간의 관계는 취임 초기 단계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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