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민주의 문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민주의 문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계복귀를 선언하며 귀국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 범여권이 비판을 쏟아냈다.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전 대표가 복귀 후 첫 일정으로 광주를 찾은 것에 대해 "4년 전(20대 총선)의 안철수는 광주가 잘 모르는 안철수였지만 지난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치른 이후 안철수는 광주가 너무나 잘 아는 안철수라는 사실을 인지하기 바란다"며 "4년 전 광주, 호남에 대한 환상은 이제 지우기 바란다"고 했다.

장정숙 대안신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우리는 안철수 정치의 최종 선택을 보수 영남으로의 퇴행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며 "호남이 품고 있는 회한과 분노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몽상가적 정치관을 함부로 가르치려 하지도 호남 민심을 왜곡하지도 말 것을 경고한다"고 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전날 안 전 대표 귀국에 대해서도 논평을 통해 "귀국 전에 한국 정치의 바이러스를 잡겠다고 했는데 모호성 뒤로 숨는 자신없고 낡은 정치인의 면모를 다시 한 번 확인했을 뿐"이라며 "떠날 때와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정치인은 확고한 자기정체성을 기반으로 자신 만의 원칙과 비전을 제시해야 하지만 안철수 전 대표는 여전히 '전략적 모호성'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오랜 은둔 기간 동안 큰 성찰은 없었던 듯하다"고 했다.

김 부대변인은 "국민들은 지금 왜 안 전 대표가 정치를 재개하는지에 대해 큰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현 정부의 폭주를 막겠다고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개혁을 외치는 안철수 전 대표의 자리가 어디인지 가늠하기가 혼란스럽다"고 했다.

특히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을 함께 창당하고 대선까지 도왔던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이날 한 논평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안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논평은 "안철수가 19일 오후 돌아왔다. 자기 자신은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단다. 지역구에 출마하면 당선될 리 없다. 비례대표는 명분이 없다. 불출마는 고육지책인 셈"이라며 "안철수답다. 오히려 지역구 출마라는 정공법을 써야 했다. 달아난다는 인상을 풍긴다. 안철수를 지지하는 국민이 있을까"라고 안 전 대표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