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스토리 있는 미생' 영입…한국 '與 저격수' 전면에
민주, 최혜영·원종건 등
스펙보다 역경 극복 청년 앞세워
한국, 김은희·지성호·정범진…
탈북자·원자력 전문가 등 기용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각각 다른 색깔의 총선 인재 영입 전략을 취하고 있다. 양당이 각각 20명 안팎의 인재 영입을 예고한 가운데 민주당은 취약점 보완을 통한 외연 확장을, 한국당은 여당의 취약점을 공격할 수 있는 ‘저격수’를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는 평가다.
10호까지 진행된 민주당의 영입 인사는 20대 총선 때와 비교해 연령대가 확 낮아졌다. 1~10호 인사의 평균 연령은 43세로 지난 총선의 1~10호 인사들보다 11세 어리다. 당규상 청년 기준인 45세 이하 인사도 일곱 명(70%)이나 된다.
인물별로 보면 지난 총선에선 1~2호 인재가 표창원 의원(경찰대 교수)과 김병관 의원(웹젠 의장) 등 해당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유명인이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선 최혜영 한국장애인식개선센터장과 원종건 이베이코리아 매니저 등 저마다의 역경을 극복한 청년층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의 한 위원은 “인재 영입의 키워드를 ‘공감’으로 두고 세대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을 적극 영입했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적 훈련 없이 영입된 이들이 정치인으로서 얼마나 영향력을 보여줄진 미지수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취약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수 있는 인사를 대거 영입했다. ‘체육계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1호’ 테니스 선수 출신 김은희 코치, 중증 장애인으로 목발을 짚고 두만강을 건넌 탈북자 출신 북한 인권운동가 지성호 나우(NAUH)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김 코치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 등 잇단 미투 사건으로 어려움을 겪은 민주당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지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소극적인 북한 인권 문제에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력 전문가인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를 영입한 한국당은 탈원전 정책 폐기와 값싼 전기 제공을 1호 공약으로 내걸었다. 염동열 한국당 인재영입위원장은 “안보와 경제, 국가 경영 등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각 분야 영입 인사를 계속해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은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을 세상에 처음 알린 이탄희 전 판사를 영입했다. 한국당은 정치·시사평론가로 활동 중인 김병민 경희대 객원교수를 끌어들였다. 황교안 대표는 김 교수 영입식에서 “정당들이 청년을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으로 쓴다는 말을 들으면서 가슴이 아팠다”며 “우리 당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고은이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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