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희 사망 노동신문 1면 보도…'혁명 1세대' 예우로 충성심 견인
북한, 항일빨치산 애도하며 국가헌신·'백두산 정신' 강조

북한은 18일 김일성 주석과 항일투쟁을 한 황순희의 사망을 애도하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그녀의 '백두산 정신'을 강조했다.

주민들에게 미국의 제재 압박을 '항일빨치산 정신'으로 극복하자고 주문하는 상황에서 '여자 빨치산'의 대표 인물인 황순희의 사망을 선전 소재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이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황순희 조선혁명박물관 관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국무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공동명의로 노동신문 1면에 부고를 내고 장례를 국장으로 한다고 발표했다.

1면에는 1919년 5월 3일 중국 연길현 화룡리의 빈농가에서 출생, 1935년 11월 김 주석이 조직했다는 조선인민혁명군에 입대해 일제에 맞선 약력도 실었다.

북한, 항일빨치산 애도하며 국가헌신·'백두산 정신' 강조

통신은 "백두에서 개척된 주체혁명 위업의 완성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 바쳐 투쟁하여온 우리 혁명의 제1세대 노투사이며 견실한 여성 혁명가", "혁명의 1세로서 김정은 동지의 영도를 충직하게 받드는 항일의 노투사의 훌륭한 모범"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항일 전구에 나래 치던 백두산 정신, 자력갱생의 투쟁 기풍이 온 사회에 차 넘치도록 하는 데 적극 이바지하였다"고 치켜세웠다.

최근 북한은 미국과 대치 국면을 과거 항일투쟁에 비유하며 악조건에서도 항일투쟁을 포기하지 않은 선대의 정신을 이어받자고 연일 선전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작년 10월과 12월 김 주석의 항일투쟁 배경지인 백두산을 직접 찾아 이곳에서 시작된 혁명전통을 강조하며 투쟁 의지를 다진 이후부터다.

북한 매체들도 "항일빨치산들이 지녔던 백두의 혁명정신을 배워야 한다"며 모든 주민이 백두산일대 혁명전적지를 답사 행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황순희 사망은 북한 당국이 활용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전 소재인 셈이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최고영도자가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도 내부 결속에 도움 된다.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백두 혈통을 부각하고 체제 충성심을 끌어내고자 '혁명 선배'인 빨치산 출신들을 예우해왔다.

이들의 100세 생일에 생일상을 보내는가 하면 2018년 김철만, 2015년 리을설 장례에는 직접 장의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특히 황순희는 평범한 빨치산이 아니라 김씨 일가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그는 6·25 전쟁 당시 서울에 처음 입성한 류경수 전 105탱크사단장의 아내로, 이들 부부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숙에 의해 연을 맺고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경수는 1958년 군단장 재직 중 부관에게 암살됐고, 북한은 그가 있던 부대를 105류경수탱크사단으로 기리고 있다.

이 때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황순희 일가를 챙겼는데, 황순희의 외동딸 류춘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의 단짝 친구였으나 1980년대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했다.

류춘옥의 남편이었던 김창선도 승승장구했고,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현재까지 비서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황순희의 세 아들 중 한명은 총기오발 사고로 사망하고 두 아들 역시 교통사고 등으로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등 개인사는 불운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항일빨치산 애도하며 국가헌신·'백두산 정신' 강조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