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 총리는 "집은 투기는 물론 투자의 대상이 돼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 총리는 "집은 투기는 물론 투자의 대상이 돼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보유세 강화를 위해 야당과 거래세 인하 방안을 협상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김정우 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것과 같이 보유세를 인상하는 대신 (야당 설득을 위해) 거래세 인하 방안을 협상할 수 있다”며 “야당 설득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인상과 거래세 인하는 문재인 정부의 기본 정책방향입니다. 그러나 김 의원의 이날 발언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문 대통령도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크게 보면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추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밝히긴 했습니다. 그러나 "거래세 완화 부분은 길게 보면 맞는 방향이지만 당장은 취득세·등록세가 지방정부 재원이기 때문에 낮추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양도소득세에 대해서도 "부동산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양도차익·불로소득에 대한 과세기 때문에 그것을 낮추는 건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당장은 보유세 강화를 추진하되 거래세 인하는 중장기 과제로 추진하고, 거래세 중에서도 취득세·등록세에 한해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야당과 거래세 인하 방안을 협상하겠다고 했습니다. 문 대통령 발언대로 취득세·등록세 인하를 추진하면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민주당은 이 때문에 지자체의 반발을 자유한국당 등 야당과 분담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듯 보입니다. 반발하는 지자체나 지역 주민들에게 "보유세를 강화하려고 하니 야당이 대신 거래세 인하를 요구해서 어쩔 수 없이 딜을 했다"고 해명하는 식 말입니다. 한국당도 이같은 의도로 파악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 때문에 추경호 한국당 의원은 김 의원 발언에 “거래세를 낮추려 한다면 물밑 협상보다 떳떳하게 당정이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법안으로 공식 발의해야 한다”고 맞받았습니다.

민주당은 17일도 부동산 대응을 강조했습니다.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민주당과 정부는 부동산 정책을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강하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박 위원은 "극소수 투기 세력이 시장을 교란하고 불로소득을 얻고 있다"며 "한국 보유세는 OECD 평균보다 낮고 미국과 영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집은 투기는 물론 투자의 대상이 돼서도 안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과연 여당과 정부의 부동산 억제 정책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요. 참고로 오늘 언론에서는 서울 집값 상승세는 꺾이는 반면 경기도 용인 기흥구(0.66%)·수지구(0.59%), 수원 팔달구(1.02%) 등 수도권 아파트값은 12·16 대책 후 오히려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