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을 목표로 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 박형준 위원장(가운데)이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위원회 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수통합을 목표로 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 박형준 위원장(가운데)이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위원회 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새로운보수당은 16일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위원장의 중립성 문제를 지적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보수 빅텐트'를 목표로 출범한 혁통위는 회의 세 번째 만에 위기를 맞이했다.

지상욱 새보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 위원장은 혁통위의 중립적 의무를 지닌 위원장으로서 새보수당의 정치 행위에 대하여 왜 가타부타하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중립성을 위반한 박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다"면서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 간의 통합 논의는 정당 차원의 정치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박형준 위원장은 한국당의 대변인인가"라며 "그래서 우리는 이미 이러한 박형준 위원장의 적격성에 대하여 추인하지 않았다고 백지상태에서 시작할 것을 요구했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혁통위에 계속 참여할 것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재고해야겠다"라고 했다.

새보수당은 15일 보수통합 협상을 효율적이고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한국당에 '보수재건과 혁신통합 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이 늘 강조해 온 3원칙 △탄핵의 강 건너기 △개혁보수 △새로운 집 짓기에 기반해 양당 간 당 대 당 통합 담판을 짓자는 의미였다. 다만 통합 자문기구로서 역할을 하는 혁통위 참여는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혁통위 3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상훈 한국당 의원도 문제 제기가 있었다. 적절치 않다"라며 "혁통위 속에 어떤 통합에 관한 문제들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혁통위를 약화시킬 수 있는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라고 지적했다.

보수통합을 위해 야심 차게 출범한 혁통위는 끝내 쪼개질 위기에 처한 모양새다. 혁통위의 통합 논의도 3차에 걸쳐 진행됐으나 총선 출마 의사가 있는 위원 3명이 사퇴하고 통합신당에 대한 공감대만 이뤘을 뿐 좀처럼 논의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은 새보수당이 제안한 협의체 구성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다름을 이해하고 같음을 향해 길을 떠나자"라며 원론적인 이야기만을 전했다.

한편 새보수당은 황 대표의 응답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는 새보수당의 양당 통합협의체 구성 제안에 신속히 응하기 바란다"며 "확인되지 않는 비공식 소식통들을 정리하고 혁신통합의 대로를 닦기 위해서는 새보수당과 한국당의 결단성 있는 추진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라고 빠른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