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법을 어겨 대가를 치른 걸 왜 마음에 빚을 져야 하나"
"공인 자격으로 나올 떈 사적 감정 술회하면 안 된다"
"이같은 태도는 공화국의 수장의 것이 아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사진=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사진=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사진)가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만으로도 아주 크게 마음에 빚을 졌다"고 발언한 부분을 두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당시 문 대통령의 조 전 장관 발언에 대해서 "이는 절대로 '대통령으로서' 해서는 안 될 말이다"라며 "조 전 장관이 겪었다는 '고초'는 법을 어긴 자들에게 당연히 따르는 대가로, 그만이 아니라 법을 어긴 모든 이들이 마땅히 치러야 할 고초"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을 어긴 이가 대가를 치렀는데, 국민들이 왜 그에게 '마음을 빚'을 져야 하는가? 빚은 외려 그가 국민에게 진 것"이라며 "사적으로 '마음의 빚을 졌다'고 느낄 수 있지만 대통령은 기자회견장에 '사인'이 아니라 '공인'의 자격으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거기서 사적 감정을 술회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식석상에서 그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말하는 순간 대통령은 '공적 사안'이어야 할 공화국 업무를 '사적 사안'으로 전락시켜 버린다. 마음의 빚을 졌다는 말에는 '우리 사회가 그에게 못할 짓을 했다'는 뜻을 함축한다"며 "조국 일가를 조사하고 기소한 것은 대한민국 헌법기관인 검찰로, 그 기관의 최종책임자 역시 대통령이다. 하지만 이 발언으로 대통령 스스로 자신이 책임진 국가행정의 정당성을 부인한 것과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통령이라면 공적인 자리에서는 검찰총장을 옹호해야 하는데 기자회견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보여준 태도는 절대 '공화국'의 수장의 것이 아니었다"며 "법을 지킨 것은 현직 검찰총장이고, 법을 어긴 것은 전직 법무장관으로 친구의 불법에는 '마음의 빚'을 느낀다는 대통령이 그 불법을 적발한 검찰의 행위는 '초법적'이라 불러 공적 업무여야 할 국정을 완전히 사적 업무로 전락시켰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해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고 덧붙인 진 전 교수는 "청와대의 운영은 이미 공적 업무에서 PK 친문의 이권을 보호해주고 그들의 생존을 보장해주는 사적 업무로 전락하는 등 정말로 심각한 문제인데 정부도, 여당도, 지지자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깨닫지 못하는 모양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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