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용 명함'으로 자리 이용

현직이 44명…80% 넘어
국가균형발전위원회 38명 '최다'
전체위원 3명 중 1명꼴 등록
4·15 총선 출마를 공식화한 전·현직 대통령 직속 위원회 소속 위원이 5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위원 10명 중 8명은 현직이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아니라 ‘총선준비위원회’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경제신문이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4·15 총선 예비후보자 명부를 분석한 결과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일자리위원회, 자치분권위원회 등 대통령 직속 위원회 경력을 내세운 인물은 52명이다. 이 중 현직이라고 밝힌 예비후보는 44명, 전직은 8명이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소속 전·현직 위원이 38명으로 가장 많았다. 현직 위원은 10명 중 9명꼴(87%)인 33명에 달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당연직인 정부 위원을 빼면 95명이 위촉 및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체 위원 세 명 중 한 명이 총선판에 뛰어든 셈이다.

이재무(서울 동작구갑), 강희용(서울 동작구을), 최영호(광주동구남구갑), 오상택(울주군), 이재준(수원시갑), 조일출(파주시갑), 한유진(여주시양평군), 신영대(군산시) 예비후보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현직 경력을 앞세웠다. 지방과 수도권의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을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기구 특성을 십분 활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위원회 관계자는 “위원의 총선 출마 여부는 개인의 결정이기 때문에 위원회가 관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공직선거법상 대통령 직속 위원회 위원 가운데 정부 인사인 당연직 위원과 전문위원이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사직을 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위원 중에서도 위촉직이면 규정을 피할 수 있다. 균형발전위도 위원들의 출마가 잇따르자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선관위에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관위 관계자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위촉위원은 국가공무원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예비후보로 등록이 가능하다”며 “전문위원도 위촉직이면 입후보 제한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균형발전위 외에 일자리위원회와 자치분권위원회 각각 4명,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3명, 규제개혁위원회 1명, 북방경제위원회 1명, 정책기획위원회 1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에게 정책 조언을 하기 위해 임명된 대통령 직속 위원회 위원들이 ‘총선용 명함’으로 자리를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직선거법상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려면 사직해야 한다. 반면 대통령 직속 위원회 위원은 ‘현역 프리미엄’을 활용할 수 있어 공천을 받는 데 유리할 것이란 지적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후보자 경선 시 여론조사를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당 내부에서는 경선 때 문재인 청와대 경력 허용 여부를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정치를 하기 위해 대통령 자문기구를 이용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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