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한미외교장관회담을 위해 13일 오후 미국으로 떠난다. 회담에서는 대북 공조방안과 중동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눌 전망이다.

강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에 참석한다. 한미외교장관회담은 지난해 3월 말 워싱턴DC에서 열린 이후 9개월여만이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요청한 한국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해 어떤 논의가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은 지난해 6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유조선에 대한 피격사건이 잇따르자 그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민간선박 보호를 위한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위' 동참을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요청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이란과 갈등이 더욱 고조되는 만큼 한국에 강하게 공동방위 동참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파병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왔지만, 미국과 이란 간 충돌로 전운이 고조되면서 최근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었다.

강경화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파병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미국 입장과 우리 입장이 정세분석에 있어서나 중동지역 나라와 양자 관계를 고려했을 때 반드시 같을 수는 없다"고 답했다.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 참여하지 않고 인근 해역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를 활용, 독자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드나드는 한국 상선을 보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한미 외교장관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공조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충격적 실제행동'에 나서겠다며 새로운 전략무기의 도발을 예고한 상황에서 양 장관은 북한에 도발 자제 및 협상 복귀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남북협력 사업들에 대해 설명하고 미국의 협조도 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한 논의도 있을 전망이다.

한미는 기존 협정 종료 시한인 지난해 내 타결에는 실패했으며, 오는 14∼1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6차 회의를 진행한다.

그러나 기존의 방위비 분담금협정(SMA) 틀을 유지하자는 한국과 SMA 틀을 벗어나 대폭 인상을 요구하는 미국 간 이견이 워낙 커 장관급에서 돌파구 마련을 위한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편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도 샌프란시스코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할 예정인 만큼 이를 계기로 한일외교장관회담과 한미일외교장관회담도 열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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