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93일
잠룡들 '대선 전초전' 스타트

정치권, 이제 총선체제로
이낙연 국무총리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여의도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여야 정치권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이 막을 내리면서 총선 93일을 앞두고 여야 모두 본격적인 총선 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조직관리에 들어가는 등 ‘집토끼 단속’에 나섰다. 중도·보수 진영에선 통합 이후 공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물밑 기싸움’과 함께 총선 전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안철수 前 국민의당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안철수 前 국민의당 대표

12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등은 13일 본회의를 열어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중 하나인 검찰청법 개정안과 ‘유치원 3법’을 상정할 계획이다. 한국당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들 법안은 본회의에서 일괄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지난 9일 이미 본회의에 상정돼 즉시 표결이 가능하다. 여야가 극한 대치를 이어간 9개월간의 패스트트랙 정국이 사실상 이날로 막을 내리는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까지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이낙연 총리는 곧바로 사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 출마자의 공직사퇴 시한이 16일인 만큼 이전에 총리직을 내려놓게 된다. 이달 말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출범할 때 ‘공동 선대위원장’ 직함을 갖고 ‘정치인 이낙연’으로 귀환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이 총리의 여의도 복귀는 전남지사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 2014년 이후 약 6년 만이다.

이 총리가 권역별 선대위원장직을 맡은 뒤 자신의 출마지가 속한 권역을 책임지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종로에 출마할 경우 수도권 선대위원장, 세종시에 출마할 때는 충청 선대위원장을 맡는 식이다. 이 총리는 이날 “비례대표를 원하는 것은 과욕”이라며 지역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황 대표와의 종로 맞대결 가능성에 대해선 “제가 (상대를) 고를 수 있는 일은 아니다”며 “상대가 누구라 해서 도망갈 수도 없는 일 아닌가”라고 답했다.

안 전 대표도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설 연휴 전에는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계 한 의원은 “이미 어떤 ‘정치 상품’을 내놓을지 준비가 된 상황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의 귀국 후 행보는 보수·중도 진영 통합 논의에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정치 세력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이합집산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해 중도·보수 진영에서 진행하고 있는 통합 논의에 거리를 뒀다.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은 통합 신당을 창당하자는 데까지는 의견을 모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와 공천권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황 대표는 전국 각 시·도당을 찾으면서 총선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2일 전통적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을 시작으로 강원(9일), 부산·경남(10일)을 훑었다. 14일 경기·인천을, 15일엔 충남·충북을 차례로 방문하기로 했다. 지지층의 응집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등 이른바 집토끼 단속을 염두에 둔 것이다.

‘제3지대’ 통합도 총선 전 변수다. 대안신당은 이날 ‘진보개혁’과 ‘제3지대 통합’을 내걸고 공식 출범했다. 민주평화당이 둘로 쪼개진 지 150여 일 만이다.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는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을 향해 “제3세력 통합 추진을 위한 원탁회의에 함께 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며 제3지대 통합을 촉구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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