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6차 협상 앞두고 공개압박
분담금·주한미군 틀린 수치 반복
과장화법으로 대폭 증액 못박기
트럼프 또 '5억달러' 언급…"부자나라 韓, 방위비 더 낼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한국은 부자 나라다. 돈을 더 내야 한다’는 논리를 다시 꺼내 들었다. 14일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나온 발언이다. 일본 독일 등과의 방위비 협상에서 ‘본보기’가 될 한국을 상대로 미국의 뜻을 관철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우리에게 5억달러를 줬다”며 “나는 (한국 정부에) ‘당신들은 우리를 도와야 한다. 우리는 당신들을 북한으로부터 지켜주기 위해 한국에 3만2000명의 병사를 주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부유한 나라”라고 거듭 말한 뒤 “그들은 여러분의 텔레비전 세트 모두를 만든다. 그들은 우리한테서 뺏어가 버렸다. 그들은 선박 등 많은 것을 건설해왔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가전 등 제조업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몫을 잠식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들은 우리에게 5억달러를 지불했으며 훨씬 더 많이 낼 예정”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은 수치까지 다시 언급했다. 5억달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2월 한·미가 제10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의 분담금 합의에 가서명한 지 이틀 뒤 열린 각료회의에서 “그들은 5억달러를 더 내기로 동의했다”고 언급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수치다. 당시 10차 SMA에서 증액된 돈은 782억원에 불과하다. 3만2000명이라는 주한미군 규모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틀렸다’는 주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 역시 되풀이됐다. 실제 주한미군 규모는 2만8500명이다.

전문가들은 방위비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특유의 과장 화법을 이용해 대폭 증액을 기정사실로 못 박으며 또다시 공개적인 인상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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