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보수당 "통추위 일단 참관…'3원칙' 수용되면 참여"…한국당 "참여"
한국당 내선 "통합 가로막지 말라" 공개 발언 잇달아
보수통합 놓고 삐걱댄 한국-새보수당, 통추위로 대화 물꼬 틀까(종합)
4·15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보수통합의 '조건'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이른바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가 대화의 물꼬를 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통합연대는 지난 7일 중도·보수 대통합을 위한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서 통추위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자유한국당 박완수 사무총장은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참여자의 일원으로서 통추위 논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를 향한 전진 4.0'(전진당)의 창당을 주도하는 이언주 의원도 통추위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관건은 보수통합의 한 축으로 꼽히는 새보수당의 통추위 참여 여부다.

중도·개혁보수를 지향하는 새보수당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국민통합연대가 제안한 통추위는 '반쪽 출발' 할 수밖에 없다.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이날 오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단 9일 오전 연석회의에는 '참관' 형식으로 참석하겠다"며 "회의에서 '보수재건 3원칙'에 대한 명시적인 수용이 이뤄진다면 정식으로 통추위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당이 이 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회의에서 '3원칙'에 대한 동의가 이뤄진다면 한국당도 이 원칙에 동의한 것이 된다는 설명이다.

앞서 하 책임대표가 이날 오전 당 대표단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묻지마 통합'이 아니라 원칙에 입각해 개혁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더 큰 통합"이라고 원칙을 강조하면서 "새보수당을 중심으로 '혁신통합추진위'(혁통추)를 구성해나갈 것"이라고 사실상 국민통합연대의 통추위에 거리를 뒀던 것을 감안하면 다소 변화가 감지된다.

보수통합 놓고 삐걱댄 한국-새보수당, 통추위로 대화 물꼬 틀까(종합)
다만 새보수당이 요구하는 '3원칙의 명시적 수용'이 순조롭게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날 하 책임대표의 책임대표 선임을 계기로 이뤄진 한국당 황교안 대표과의 만남이 오히려 새보수당 측이 한국당의 통합 진정성을 의심하는 자리가 된 탓이다.

당초 황 대표가 하 대표를 만나 새보수당이 요구해온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일부 친박(친박근혜) 의원 등 당내 반발에 부딪혀 이를 접었다고 전해지면서 양측이 갈등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당장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보수재건 3원칙을 배척하는, 부정하는 세력과는 손을 잡을 수 없다"며 한국당의 3원칙 수용을 거듭 압박했다.

하 대표 역시 "황 대표는 보수재건 3원칙에 의기투합해 개혁적 보수통합 열차를 탈 것이냐, 아니면 반개혁 반통합의 열차를 타고 보수 자멸의 길로 갈 것이냐를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당 내에서는 내부를 향해 통합을 가로막지 말라는 목소리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보수재건 3원칙'에 대해 "그렇게 무리한 요구가 아니지 않나"라며 "개혁보수를 넘어서 개혁 중도까지 함께 할 수 있도록 그릇을 더 크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어떤 이유를 달아서 통합에 참여하지 않는 세력이 있다면 그 세력은 역사 앞에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원조 친박'이지만 통합파인 윤상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우리 당은 친박·비박·친황·비황이 아니라 통합이냐 분열이냐, 혁신이냐 기득권이냐로 나뉘고 있다"며 "황교안 대표의 통합과 혁신 의지를 가로막는 순간 분열과 기득권 편에 서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성태(3선) 의원도 페이스북에 "여전히 기득권에 사로잡혀 통합의 열차가 제대로 출발도 못하고 손님도 골라 태운다며 미적거린다면 도도한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소아병적 태도"라며 "통합의 열차는 어떠한 연유로도 머뭇거려서는 안된다.

열차를 기다리는 손님들도 지칠대로 지쳤다"고 강조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연 현안간담회에서 '3원칙 수용 선언 무산과 관련해 황교안 대표에게 고언할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에 사견임을 전제로 "탄핵 이야기는 'ㅌ'자도 꺼내지 말자는 것"이라며 "그것이 일을 촉진시키는 방향이다.

탄핵의 'ㅌ'자라도 나오면 시끄러워질 수밖에 없다"라고 답했다.

한국당 초선 의원들은 오는 9일 오전 8시 의원회관에서 만나 보수통합에 대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보수통합 놓고 삐걱댄 한국-새보수당, 통추위로 대화 물꼬 틀까(종합)
한국당은 통합 과정에서 불거질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진통으로 보고, 통합 논의를 다각도로 진행하되 자체 총선 준비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박 사무총장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보수통합과 총선 준비를 '투트랙'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한국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탈북자 출신 인권운동가 지성호(39) 씨와 '체육계 미투 1호'로 알려진 전 테니스 선주 김은희(29) 씨를 영입하는 환영식을 개최했다.

총선 공천을 좌우할 공천관리위원장 선임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공관위원장 추천위원장을 맡은 조경태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공관위원장 후보를 2∼3명으로 추린 상황"이라며 "내일 회의를 통해 더 추려보고 필요할 경우 단수로 추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공관위원장 추천에 이어 내주 임명을 통해 공관위를 출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은 공관위원장 외에도 개혁적인 외부 인사들로 공관위를 꾸린다는 방침이다.

조 최고위원은 "우리 당이 쇄신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만큼 그에 맞는 공관위 구성이 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