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수사권 조정법 처리 시동…"한국당, 필리버스터 다 풀라"

9일부터 '쪼개기 국회' 다시 가동…"한국당 마음만 먹으면 하루 안에 처리"
丁 청문회 주시, 野 공세에 방어막…인준 대치 시 법안 처리 차질 우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본회의를 하루 앞둔 8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민주당은 민생 법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철회하기로 한 자유한국당이 검경수사권 조정법안과 유치원 3법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국당이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은 9일 본회의에서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중 하나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한 뒤 10일 임시국회 회기를 종료하는 '쪼개기 국회' 전략을 다시 구사할 전망이다.

이어 13일 다시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형소법 개정안을 처리하고 검찰청법 개정안과 유치원 3법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를 추진해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내일 본회의를 열고 민생 법안을 우선 처리할 것"이라며 "아울러 이번 기회에 검경수사권 조정법안과 유치원 3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도 철회할 것을 한국당에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 법안들은 이견이 큰 것도 아닌데 발목잡기와 반대를 위한 정쟁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필리버스터는 위험하고 한국당에 이익이 없다"고 설득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한국당 신임 원내지도부는 민생 법안 필리버스터를 푸는 결단으로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트고 국민의 박수를 받았다"며 "내친김에 두 걸음, 세 걸음 전진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길고 긴 국회 갈등의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며 "민생 법안 처리가 끝나는 대로 검경수사권 조정법안과 유치원 3법까지 표결 처리하도록 협조를 당부한다.

마음만 먹으면 하루 안에 관련 법안을 모두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로 이틀째를 맞은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주시하고 있다.

전날 청문회에서 야당이 제기한 각종 의혹 제기에는 방어막을 치면서 정 후보자 엄호 태세를 취했다.

이 대표는 "어제 '아니면 말고'식의 발언이 청문회에 난무했다"며 "20대 국회 수장이었던 분에게 말도 안 되는 모욕적인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인간적인 품성을 의심케 하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인 박경미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청문회 첫날 한국당은 '한방'을 기대했지만 '헛방'만 날렸다"고 지적했고, 김영호 의원은 "정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근거 없는 정치 공세가 도를 넘었지만 인내심을 갖고 성실히 청문회에 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청문회가 종료되면 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인준) 절차를 오는 15일 전에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청문회 종료 후 3일 이내 심사경과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한 인사청문회법 규정과 이낙연 국무총리의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사퇴 시한(16일) 등을 고려해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은 13일께로 계획하고 있다.

한국당의 반대에도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로 과반을 확보해 인준 표결 찬성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 후보자 인준 표결 등을 둘러싸고 여야 대립이 격화할 경우 검경수사권 조정법안과 유치원 3법 등의 처리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