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는 8일 "국회선진화법이 19대 국회에서 '동물국회'를 '식물국회'로 만들었고, 20대 국회를 '최악의 국회'로 만든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회선진화법만 지키다 보면 국회가 국정의 발목을 잡는 결과가 된다"며 이 같은 견해를 보였다.

정 후보자의 언급은 지난해 말 예산안 및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시 여야 교섭단체 간 합의가 어렵다고 판단한 더불어민주당이 '4+1 협의체'를 꾸려 수적 우위로 강행 처리한 것에 대한 입장이다.

그는 "의회주의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합의를 우선으로 하되, 합의가 잘 안 되면 다수결의 원리를 작동시킬 수밖에 없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정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4+1 협의체가 예산부수법안에 앞서 예산안을 먼저 처리했다는 지적에는 "10년쯤 전 대한민국 최초로 예산안을 먼저 처리한 뒤 부수법안을 처리한 최초의 상황이 생겼다"며 "그때는 이명박 정부 시절"이라고 답변했다.

이번에 예산부수법안보다 예산안을 먼저 처리한 것은 적절치 못했지만, 과거 국회가 잘못된 선례를 남겼기 때문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정 후보자는 "국회가 확립된 관행을 벗어나 새로운 관행을 만들 때는 신중해야 한다"며 "한번 잘못된 관행을 만들어버리면 그게 국회 질서를 무너뜨리고, 국회 권위와 품위를 무너뜨린다"고 지적했다.

정세균 "국회선진화법, '최악 20대 국회' 원인 중 하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