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걸프전 때 시작으로 주로 미국이 이라크·아프간과 전쟁할 때 파병
이란은 중요한 경협파트너여서 파병 결정에 신중할 듯
한국, 중동에 13차례 파병…호르무즈 파병여부 주목
미군의 이란 사령관 공습으로 전운이 돌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 파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군이 중동에 파견됐던 전례와 역할 등에 관심이 쏠린다.

6일 국방부에 따르면 한국군은 1991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중동 6개국에 파병됐는데, 주로 미국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과 전쟁을 할 때 힘을 보탠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상대로 싸운 걸프전이 한창이던 1991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 국군의료지원단을 보낸 게 중동지역 파병으론 처음이다.

월남전 파병 이후 두 번째 해외파병으로 병력 150여명이 그해 4월까지 임무를 수행했다.

그해 2월에는 걸프전 지원을 위해 공군수송단 160여명이 아랍에미리트(UAE)에 파병됐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전쟁을 시작한 2011년부터는 해성부대(해군 수송지원단), 청마부대(공군 수송지원단), 동의부대(국군의료지원단), 다산부대(건설공병지원단)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다.

각 부대의 총 파병 인원 450여명∼1천300여명이다.

당시 한국군은 미국의 '아프간 항구적 자유작전'에 동참해 잇따라 부대를 파병했고, 지방재건팀(PRT) 경호·경비 임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대규모 한국인 피랍사태가 터지면서 그해 12월 모든 부대가 철수했다.

2010년 7월에는 아프가니스탄의 재건을 돕기 위해 파견한 지방재건팀을 보호하기 위한 오쉬노부대를 파병했다가 2014년 6월 철수시켰다.

오쉬노부대 총 파병 인원은 1천700여명이다.

2003년 미국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라크전 때는 4개 부대가 이라크에 파병됐다.

2003년 4월 서희부대(건설공병지원단)를 시작으로 제마부대(국군의료지원단), 자이툰부대(민사재건부대), 다이만부대(58항공수송단)가 이라크에 주둔했다.

총 파병 인원이 1만8천여명으로 중동지역에 파병된 부대 중 가장 규모가 컸던 자이툰 부대는 파병 이후 이라크 아르빌에서 부대시설을 구축하고 앞서 파병된 서희부대와 제마부대를 통합했다.

자이툰 부대는 아르빌 지역의 치안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경찰과 정보기관 시설을 현대화하는 한편 차량과 컴퓨터 등의 물자를 지원하고 군·경 치안요원 양성 과정을 지원했다.

현재는 레바논에 동명부대, 아랍에미리트에 아크부대가 파병된 상태다.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임무를 수행하는 동명부대는 유엔 레바논임무수행단(UNIFIL)에 속해 불법무장세력 유입 차단, 감시·정찰, 현지 주민 의료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 중이다.

2007년 7월 파병된 동명부대의 총 파병 인원은 7천300여명이며, 현재 인원은 300여명이다.

2011년 1월 파병된 아크부대의 총 파병 인원은 2천여명이며 현재 인원은 150여명이다.

아크부대의 임무는 UAE군의 교육훈련 지원이며 군사 작전을 수행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명부대와 아크부대가 미국과 이란의 충돌 국면에 휘말리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불안한 중동 정세 속에 우리 국민 보호를 위한 긴급한 조치는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명부대는 PKO 임무를 수행 중이기 때문에 중동 지역에서 다른 군사 작전을 수행하기는 어렵다.

다만, 아크부대는 교육 훈련 지원이 주 임무지만, 유사시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 임무도 수행한다.

아크부대가 2011년 1월 '아덴만 여명' 작전으로 구출된 한국 화물선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을 한국으로 호송하는 작전을 수행한 것처럼 국민 보호를 위한 작전에 긴급 투입될 가능성은 있다.

정부 관계자는 "동해부대와 아크부대가 이미 수행하고 있는 임무가 있기 때문에 현 중동 상황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다만, 군이 국민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간을 상대로 전쟁할 때 한국군이 파병됐던 것과 현재 상황은 상당히 다르다는 분석도 있어 주목된다.

무엇보다 이란은 한국도 포기할 수 없는 경제 파트너여서 파병여부를 결정할 때 중요한 고려요소가 될 전망이다.

한국, 중동에 13차례 파병…호르무즈 파병여부 주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