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일 경기 평택·당진항의 친환경차 수출 현장을 찾아 올해 처음 수출되는 기아자동차 ‘니로’에 ‘수출 1호 친환경차’라는 깃발을 달았다. 사업현황을 설명하기 위해 자리한 박한우 기아자동차 대표에게 엄지를 들어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뒤편에는 ‘친환경차 선도국가’ ‘수출강국 대한민국’이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달리자”라는 구호를 참석자들과 외치며 새해 의지를 다졌다. 자동차 수출의 첫 관문인 평택·당진항을 새해 첫 현장 방문지로 택해 집권 4년차를 맞아 경제활력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1호 수출차 앞에서 ‘엄지척’

문 대통령의 새해 첫 현장행보에는 반도체 중심 수출 구조를 변화시키겠다는 각별한 각오가 담겨있다. 수출 1호 친환경차 앞에서 “오늘, 2030년 세계 4대 수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10년을 시작한다”는 한국 경제의 장기비전을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래차를 신산업의 핵심축으로 해서 우리 경제의 돌파구를 열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곳에서 우리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이끌며 수출 강국의 꿈을 키우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글로비스 썬라이즈호에 선적돼 해외로 수출되는 기아차 니로에 대해 “한번 충전으로 380㎞ 이상 주행하는 우수한 성능과 뛰어난 공간 활용을 보여줬고, 유럽과 미국에서 ‘2019년 올해의 전기차’로 선정됐다”고 직접 소개하는 애정을 보였다. 참석자들을 향해 “우리 친환경차 산업을 세계 최고 산업으로 일구고 우리 차가 더 많이 세계를 누빌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2025년까지 기술개발에 38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세계 최고의 친환경차 개발을 돕겠다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또한 “시스템반도체·미래차 등 3대 신산업과 5G 연관산업·2차전지 산업을 육성해 고부가가치 수출품목을 늘리겠다”며 “바이오헬스와 인공지능 규제개혁 로드맵을 마련하고 신산업 관련 사회적 타협 메커니즘을 신설하겠다”고 했다.

“협력하는 것이 세계 최고가 되는 길”

문 대통령은 새해 첫 현장 행보로 ‘경제’ 일정을 택할 만큼 집권 4년차를 맞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나타내고 있다. 이날 행사장에서도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작년에 수출이 줄어 금년에 제대로 발동을 걸어야 2030년 세계 수출 4대 강국 도약도 실현 가능하다”며 각별한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올해 대내외 경제여건에 대한 기대감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올해 세계 경제와 무역 여건은 작년보다 좋아질 것”이라며 “우리는 지난해 12월에 그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최근 발표된 수출입 동향을 보면 수출 감소 폭이 7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둔화할 만큼 반등이 가시화했다”며 “특히 대(對)중국 수출이 14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출이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이를 실제 성과로 끌어내기 위한 강한 의지가 담긴 일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일 신년 인사회를 통해 밝힌 ‘상생 도약’이란 새해 키워드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친환경차 수출에서 시작된 ‘상생 도약’의 기운이 2020년 새해, 우리 경제에 커다란 활력이 될 것”이라며 “협력하는 것이 ‘세계 최고’가 되는 길이며, 함께 도전하고 서로 응원하는 우리 국민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랑할 만한 일은 ‘상생의 힘’이 세계 최고의 친환경차를 탄생시켰다는 사실”이라며 “우리는 지난해 ‘광주형 일자리’를 시작으로 밀양 대구 구미 횡성 군산에서 ‘지역 상생형 일자리’를 탄생시켰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협력하면서 세계 최고의 친환경차 생산국이 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년합동인사회에서 “상생도약을 위해 새해에는 경제 혁신에 더 힘을 쏟겠다”고 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