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사 태풍 부나

"여러번 찌른다고 명의 아니다"
秋, '윤석열 검찰'의 수사 우회 비판
6일 주요 보직 인사 단행할 듯
선거개입 수사팀 교체 가능성도
< 추미애 뒤에 윤석열 > 추미애 법무부 장관(앞 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뒷줄 오른쪽 두 번째)이 2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 추미애 뒤에 윤석열 > 추미애 법무부 장관(앞 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뒷줄 오른쪽 두 번째)이 2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첫 공식 업무를 시작하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전격 임명했다. 작년 말 진통 끝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이 통과된 만큼 검찰개혁을 연내 매듭짓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2일 오전 7시께 추 장관의 임명을 재가했다. 지난해 10월 14일 조국 전 장관의 사표가 수리된 지 80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 시한을 이틀밖에 두지 않은 상황에서 이날 이른 아침 전격적으로 추 장관을 임명했다. 국회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장관급 인사가 임명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이번이 23번째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추 장관의 임기는 이날 0시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추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아주 중요한 시기에, 아주 중요한 일을 맡게 되셨다”며 “법무 행정이 검찰 중심의 행정에서 벗어나 민생과 인권 중심의 법무 행정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법률 규정에 법무부 장관이 검찰 사무의 최종 감독자라고 규정이 돼 있기 때문에 그 규정의 취지에 따라서 검찰개혁 작업을 잘 이끌어주시기 바란다”며 힘을 실어줬다. 검찰개혁의 첫 단추로 수사 관행이나 수사 방식, 조직문화까지 혁신적으로 변화해달라는 지시도 덧붙였다. 이어 “검찰총장과도 호흡을 잘 맞춰주시기 당부하고, 특히 여러 다양한 검찰 내부의 목소리를 폭넓게 경청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도 했다.

추 신임 장관은 임명장을 받은 뒤 “수술칼을 환자에게 여러 번 찔러 병의 원인을 도려내는 것이 명의가 아니라, 정확하게 진단하고 정확한 병의 부위를 제대로 도려내는 것이 명의”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명의가 돼달라는 의미”라고 재차 강조했다. 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추 장관 임명을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뚝딱 해치웠다”며 “재송부 요청 기한을 하루 준 채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를 얼마나 우습게 보는지 다시 한번 인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조계에선 추 장관이 오는 6일 검사장급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석인 대전고검과 대구고검, 광주고검장 등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승진 인사를 내면서 대검찰청과 ‘선거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의 주요 보직을 ‘물갈이’할 것이란 관측이다. 서울중앙지검 한 검사는 “정기 인사가 아님에도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수사팀을 교체한다면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날 대검찰청에서 신년다짐회를 주재했지만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윤 총장은 미리 배포한 신년사 원고대로 “올해도 검찰 안팎의 여건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검찰 구성원들의 정당한 소신을 끝까지 지켜드리겠다”고 밝혔다.

박재원/안대규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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