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약속 지키는 사람…매우 좋은 관계" 北 협상궤도 이탈차단 위해 우회 경고
폼페이오도 北에 재고·약속준수 촉구…北 자극 않는 선에서 수위조절 흔적 역력
美입장, 北 새 전략무기 공개로 기로 놓일듯…'레드라인' 안넘을 것이란 전망도
트럼프 '金약속' 내세워 자제촉구…도발경계·상황관리 주력할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시간으로 1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재개를 시사하면서도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자 미국은 도발자제를 촉구하며 수위를 조절해 국면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이 '머지않아 새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고 충격적인 실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미국은 당분간 대북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은 채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노동당 전원회의 발언이 보도된 이후 취재진으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자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라는 말부터 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비핵화 합의가 이뤄진 것을 거론하며 김 위원장이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핵실험·ICBM 시험발사 중단이라는 김 위원장의 약속을 환기시키며 도발자제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성탄 선물' 공언에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잠시 사라졌던 '좋은 관계'라는 단골 표현도 다시 살아났다.

개인적 친분을 강조함으로써 김 위원장을 협상궤도에 묶어두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선물'이 예쁜 꽃병이었으면 한다는 말도 다시 했다.

각각 미국과 북한의 대표자로서 할 일을 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

김 위원장이 정치적 필요성에 의해 대미압박 행보에 나선 것을 일정 부분 이해할 수는 있지만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안된다는 우회적 경고로 해석된다.
트럼프 '金약속' 내세워 자제촉구…도발경계·상황관리 주력할듯
미국의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전하고 나서 2시간여 뒤 폭스뉴스와 CBS방송에 출연, 미국은 대치가 아니라 평화를 원한다면서 북한에 재고를 촉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을 하지 않는 데 동의하는 대신 김 위원장이 ICBM 시험발사와 핵실험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며 "우리는 약속을 지켜왔고 그도 지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이런 약속을 저버리면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라는 말도 했다.

미국의 약속 준수를 내세워 북한의 약속 준수를 촉구하는 한편 '매우 실망'이라는 표현을 통해 북한의 ICBM 카드 차단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마찬가지로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도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수위가 조절된 흔적이 역력하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이 직접 새 전략무기를 거론하며 ICBM 시험발사 재개를 시사하기는 했으나 시점 및 내용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호성을 취하고 있고 미국과의 대화 여지도 남겨둔 만큼 북한이 협상궤도에서 이탈하는 최악은 피했다는 판단 아래 협상기조 지속 및 상황 관리에 방점을 둔 셈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당분간 북한의 '성탄 선물' 예고로 강화된 대북 감시태세를 늦추지 않으면서 북한의 새 전략무기 공개에 대비하는 한편, 협상궤도가 끊어지지 않도록 국면을 관리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북한의 중대 도발 자제를 위한 중러의 역할을 촉구하며 대북공조 유지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이러한 입장은 북한의 새 전략무기 공개를 기점으로 기로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핵실험·ICBM 시험발사 중단을 대북 외교의 핵심 치적으로 내세워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김 위원장이 새 전략무기로 ICBM 카드에 손댈 경우 재선가도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강경하게 대응할 공산이 크다.

북한도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대로 끌어올리되 레드라인까지는 밟지 않는 선에서 높은 수준의 대미압박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 옳은 결정을 촉구하면서 "충돌과 전쟁 대신 평화와 번영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세한 설명을 한 것은 아니지만 '전쟁'이라는 표현을 통해 북한에 도발자제를 경고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