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해산 청원, 180만 명 이상 동의
'맞불 청원' 민주당 해산 청원도 등장
'故장자연 사건' 대통령이 직접 나서
'민식이법' 실제 본회의 통과까지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 30일 동안 20만 명 이상의 추천을 받으면 정부 및 청와대 책임자가 답하는 형식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현대판 신문고'로 자리 잡았다. 이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글 다섯 건을 통해 2019년 국민의 관심사가 어디에 쏠렸는지 살펴봤다.
지난 4월 22일 시작된 '자유 한국당 해산 청원'이 2019년 가장 많은 서명을 받은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기록됐다./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22일 시작된 '자유 한국당 해산 청원'이 2019년 가장 많은 서명을 받은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기록됐다./사진=연합뉴스

◇ 자유 한국당 정당 해산 청원 / 183만 1900명

지난 4월 22일 시작된 이 청원은 2019년 가장 많은 서명을 받은 청원으로 기록됐다.

청원인은 게시글에서 "한국당은 걸핏하면 장외투쟁을 벌이고 입법 발목잡기를 한다"며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지 못하도록 사사건건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통합진보당을 해산한 판례도 있다. 정부에서 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해달라"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격해진 가운데,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고 '동물국회' 논란이 불거지면서 여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청원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한국당 해산 청원' 등은 각종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로 올라가 있었다. 한때는 접속자가 몰려 국민청원 홈페이지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다.

이에 맞서 '더불어 민주당 정당해산청구'라는 제목의 청원 글도 등장했다. 같은 달 29일 올라온 이 게시물도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글쓴이는 "선거법은 국회 합의가 원칙"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제1야당을 제쳐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설치법(공수처법)을 정치적 이익을 위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여 국회에 물리적 충돌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을 겁박하여 이익을 도모하려 하고 국가보안법을 개정을 운운하며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했다"며 "국민을 위한 정책은 내놓지 못하면서 야당이 하는 일은 사사건건 방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도 그간 더불어민주당의 잘못된 것을 철저히 조사 기록하여 정당 해산 청구를 해달라"며 "더불어민주당을 정당 해산 시켜서 나라가 바로 설 수 있기를 간곡히 청원한다"고 덧붙였다. 이 청원 글은 2019년 올라온 글 중 11번째로 많은 추천을 받았다.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은 6월 11일 두 청원 글에 대해 동시에 답했다. 강 수석은 "정당 해산 청구는 정부의 권한이기도 하지만, 주권자이신 국민의 몫으로 돌려드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강 수석은 "정부의 정당 해산 청구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제도이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의 갈등을 키우고 정당정치가 뿌리내리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정당에 대한 평가는 주권자인 국민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요구 청원 / 75만 7730명

이 청원은 '청와대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반드시 해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지난 8월 21일 게시됐다.

청원인은 "우리 국민은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되는 것을 바라고 바랐다. 권력기관 구조 개혁, 검찰개혁을 이끌어갈 적임자로 국민들이 느꼈기 때문"이라며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그동안 사법부의 쌓이고 쌓인 적폐가 청산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박근혜 (최순실) 정권이 촛불로 활활 타버리게 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우병우, 양승태, 김기춘 등으로 연결된 사법 적폐에 있음을 국민들은 알고 있다"며 "조 후보자에게 사법 적폐 청산의 대업을 이룰 기회를 달라"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조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하는 청원도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같은 달 12일 올라온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임용을 반대합니다'라는 글은 30만 8553의 동의를 얻으며 청원이 마무리됐다.

청원인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조국 전 수석이 공직을 맡고 있던 기간 일으킨 여러 논란이 공직자, 교육자로서 여러 측면에서 부적절하며 이 같은 인물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조 전 수석은 그 자신이 동일한 서울대학교 학생 커뮤니티 투표에서 부끄러운 동문상 1위를 받을 지경이 됐다. 조 전 수석의 언행이 젊고 순수한 후배 학생들에게 어떻게 비쳤는지 잘 알 수 있는 투표"라고 지적했다.

두 청원에 대해서는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이 답변자로 나섰다.

강 센터장은 "조 장관 임명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견이 국민청원으로 올라온 점에 대해서 청와대는 앞으로의 국정운영에 반영하도록 하겠다"라며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임명하며 밝힌 대국민 메시지를 다시 언급했다.

강 센터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조 장관의 경우 의혹 제기가 있었고, 배우자가 기소되기도 했으며 임명 찬성과 반대의 대립이 있다는 것을 언급하며 대통령으로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라면서 "그러나 대통령은 '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故장자연 씨./사진=연합뉴스

故장자연 씨./사진=연합뉴스

◇ '故장자연 사건' 수사 기간 연장 및 재수사 촉구 청원 / 73만 8566명

지난 3월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故장자연 씨의 수사기간 연장 및 재수사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수사 기간을 연장해 장자연씨가 사망하기 전 남긴 일명 '장자연 리스트'를 바탕으로 한 철저한 재수사를 청원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대검찰청 산하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은 지난해부터 고 장자연 성접대 리스트 사건을 재조사 중이었다. 이 사건의 조사기한은 3월 말까지로 예정돼 있었다.

장 씨 관련 증언을 한 윤지오 씨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청원도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자는 "목격자진술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사회의 불이익, 또는 신변에 위험이 없도록 신변보호를 청원한다"고 밝혔다. 또 "보복, 불이익이 있으면 어떻게 아이들이 이 세상을 보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라며 "정의로운 사회, 그 밑바탕은 진실을 밝히는 사람들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20대 초반에 그 큰일을 겪고 10년간 숨어 살아야 했던 제2의 피해자 윤 모 씨의 신변보호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청원한다"고 덧붙였다.

이 두 청원에 대해서는 앞선 청원글과 다른 형태로 답변이 이루어졌다.

통상 페이스북을 통해 방송되는 청와대 소셜라이브에 답변자가 직접 출연해 답변을 해왔지만 이 두 청원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의 지시 모습이 담긴 영상과 함께 지시사항 전문을 게재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대통령은 검찰과 경찰을 향해 "사건은 과거의 일이지만, 그 진실을 밝히고 스스로의 치부를 드러내고 신뢰받는 사정기관으로 거듭나는 일은 검찰과 경찰의 현 지도부가 조직의 명운을 걸고 책임져야 할 일이라는 점을 명심하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지시했다.

청와대는 이와 함께 "수사당국과 관련 부처는 성역 없이 철저한 수사와 조사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며 "이후 수사상황에 대해 청원AS 등 국민께 계속 보고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검찰총장 처벌 청원 / 48만 1076명

지난 8월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기밀누설죄를 범한 윤석열 총장을 처벌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윤 총장은 압수수색에서 나온 교수에 관한 정보를 압수가 되어 정보가 검토되자마자 즉시 조선일보에 전달했고, 조선일보가 단독으로 보도했다"며 "이제 윤 총장이 조선일보의 세력이고 조선일보에 대항하는 조국의 적임이 명백해졌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인은 "위 수사 기밀은 공무원의 비밀엄수의무를 침해하는 것으로 형법 제127조의 공무상 비밀 누설죄에 해당한다"면서 "윤석열을 공무상 비밀 누설죄로 처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청원에 대해서는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답변자로 나섰다. 김 비서관은 "현재로서는 경찰 수사의 진행 상황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경찰이 이번 일과 관련한 고발 건을 지능범죄수사대에 배당해 절차에 따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식이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故김민식 군의 부모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식이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故김민식 군의 부모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민식이법' 국회 통과 촉구 청원 / 41만 5691명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로 피해자가 사망할 경우 가중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의 이른바 '민식이법'을 통과시켜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19년 국민 청원 동의 5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어린이들의 생명안전법안 통과를 촉구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글의 청원인은 지난 10월 충남 아산에서 스쿨존 횡단보도 교통사고로 사망한 고(故) 김민식 군의 아버지로 전해졌다. 그는 "현재 어린이 보호구역 내 피해자 아이들 이름을 딴 법안들이 국회 상임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남은 20대 국회에서 아이들의 이름으로 된 법안들이 조속히 통과돼 아이들에게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되길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국민 안전, 특히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국가 의무이자 정치권 의무"라며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는 일하는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후 '민식이법'은 12월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당 법은 도로교통법을 개정하여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 과속 단속 카메라와 보행자용 신호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을 바꿔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를 중형에 처하도록 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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