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권은희 의원 공수처법 재수정안 공동 발의
공수처 권한 견제·제한, 기소권 검찰에 그대로
권은희 안 가결될 경우 4+1 단일안·원안 자동 폐기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수정안 제출에 관해 설명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수정안 제출에 관해 설명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표결 처리를 앞두고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제출한 공수처법 재수정안이 막판 변수로 부상했다. 자유한국당이 당론으로 찬성표를 던질 경우 범여권 '4+1'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만든 공수처법 수정안 대신 권은희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30일 열릴 임시국회 본회의에선 4+1 단일안보다 권 의원의 재수정안이 먼저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다. 권은희 의원의 재수정안안이 부결되면 4+1 단일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지지만, 가결될 경우 4+1 단일안과 공수처법 원안은 자동 폐기된다.

앞서 권 의원은 지난 28일 필리버스터 종료 30분을 앞두고 공수처법 재수정안을 바른미래당 의원 15명, 자유한국당 의원 11명, 무소속 의원 4명 등 총 30인의 서명을 받아 제출했다. 법안에 찬성한 30인 중에는 박주선·김동철 의원 등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들도 포함됐다.

권 의원안은 공수처의 권한을 견제·제한하는 데 초점을 뒀다. 특히 한국당과 검찰이 '독소조항'으로 꼽았던 4+1 단일안 제24조 2항의 공수처 사건 이첩 요구권에 대해 '다른 수사기관의 장이 이첩하다고 판단할 경우'라는 단서조항을 단 것이 대표적이다. 기존 단일안에서는 공수처가 요구하면 검찰과 경찰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도 무조건 공수처에 사건을 넘겨야만 했다.

권 의원안의 또다른 특징은 기소권을 검찰에 그대로 둔다는 것이다. 기존 단일안은 공수처가 판사·검사·경무관 이상 경찰에 대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도록 했다. 수정안에서는 검찰이 불기소 처분할 경우에는 국민으로 구성된 '기소심의위원회'에서 기소의 적정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권 의원은 재수정안에 대해 각 의원이 소신에 따라 투표하도록 무기명 투표도 제안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도 본회의에 앞서 무기명 투표 요구서를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4+1 협의체 소속 의석은 160석이다. 재적 295명 중 과반인 148명을 훌쩍 뛰어넘지만 4+1 표로 계산됐던 박주선·김동철 의원 등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김경진·이용주 등 무소속 의원 등이 권 의원 안을 공동 발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탈표가 적지 않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에 민주당은 권 의원안에 담긴 수사·기소 분리안은 그간 4+1 협의체가 고수해온 공수처의 핵심 가치와 충돌하기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내부적으론 권 의원을 부결시키고 4+1 단일안을 통과시킬지, 아니면 권 의원안과 접점을 찾아 또 다른 수정안을 제출할 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대검찰청은 지난 29일 "국회에서도 독소조항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권 의원 수정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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