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회계 등 20개 처리안돼
수조원대 예산 집행 차질 우려
민주, 25일 법안처리 재시도
주요 예산 부수 법안이 선거법 개정안 강행 처리 여파로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내년 예산 집행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연내 통과 불발 시 당장 다음달 1일부터 예산 배정을 중단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24일 내년 시행되는 사업에 대한 법률 근거도 없이 세출 예산안 배정 계획을 확정했다. 임시국회는 이날도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진행돼 예산 부수 법안 통과가 미뤄졌다.

국회에서 처리가 안 된 예산 부수 법안은 20개에 달한다. 여당은 지난 10일 본회의에서 4개 예산 부수 법안을 처리한 뒤 23일 본회의에 남은 22건을 올렸지만 자유한국당이 무더기 수정안을 내면서 두 건만 의결했다. 20개 법안엔 지방소비세법, 부가가치세법, 소재·부품·전문기업특별법 개정안 등이 포함됐다.

통과가 시급한 것은 특별회계 및 기금 설치와 관련한 부수 법안이다. 특별회계와 기금 설치는 법이 통과가 안 될 경우 기금 설치 자체가 어려워 예산 집행이 불가능하다. 2조6000억원 규모의 공익형 직불제, 2조1000억원에 달하는 소재·부품·장비 특별회계 설치도 미뤄지고 있다.

정부는 이날 세출 예산을 배정하면서 소재·부품·장비 특별 회계는 계획만 수립하고 배정 자체는 유보했다. 5조1000억원 규모의 지방소비세법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연초엔 기존 법안대로 세수를 지방자치단체에 배정하지만, 법안 통과가 계속 미뤄지면 지자체 재정 운용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여당은 예산 배정에 차질이 없도록 다음 회기부터 예산 부수 법안을 차례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번 임시회 회기는 26일 0시에 종료된다.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역시 끝난다. 예산 부수 법안은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공익형 직불제 등 일부는 법안 시행 시기가 내년 3월 이후여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의 수정안에도 지난 23일엔 한 개의 예산 부수 법안이 통과되는 데 약 30분이 걸렸다. 예산 부수 법안을 통과시킨 뒤 선거법 개정안을 표결하고, 이후 다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상정하는 시나리오가 현재로선 유력하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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