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책회의 입장하는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원내대책회의 입장하는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만일 더불어민주당과 좌파 연합세력 심정손박이 연동형 선거제를 밀어붙인다면 우리는 비례한국당을 만들 수밖에 없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9일 이른바 '4+1' 협의체를 통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위성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이 이같은 내년 총선 생존전략을 꺼내든 이유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 의석을 배분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당 같은 거대 정당은 지역구 의석이 많아서 연동 배분 대상에서 빠질 공산이 크니 아예 페이퍼 정당인 위성 정당을 따로 만들어 의석 확보에 나설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이전엔 전체 득표수 총합은 적더라도, 각 지역구에서 1등만 하면 의석을 받았기 때문에 바뀔 제도로는 비례 의석을 받기 어렵다.

때문에 한국당은 위성정당에 정당 투표를 몰아줘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고 추후 두 당의 합당을 노리겠다는 계산이다.

한국당에서는 비례대표 후보를 일절 내지 않는 대신 '비례한국당'이 비례 투표용지에서 기호 3번이 되도록 현역 비례 의원들이 대거 이동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사례는 18대 총선에서도 있었습니다.

당시 친박연대는 정당득표에서 13%를 기록해, 비례로 8석을 얻었는데 나중에 한나라당과 합당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과 소수 야당은 '페이퍼 정당'은 후안무치한 꼼수라고 맹비난했다. '비례한국당'이 연동형 비례제를 무력화시키는 전략이라는 비판이지만 여야 할 것 없이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한 상황에서 선거법이 누더기가 돼가는 모양새다.

한국당을 뺀 4+1 협의체는 20일에도 선거법 개정을 위한 협상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고, 한국당은 오늘도 장외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