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 한국학 위상 제고로 '국제교류재단상' 수상
러 상트대 크로파체프 총장 "한국학 전공 취업에 유리"

"러시아에서 출판된 한국 관련 서적의 절반을 우리 대학 출신이 번역했을 정도로 우리 학교는 한국학의 중심지입니다.

특히 한국학과는 한국 관련 기업 대기업 취업에도 유리해서 인기가 많습니다"
러시아 최고(最古) 대학인 국립 상트페테르부르크대(상트대) 총장으로 최근 한국국제교류재단(KF)으로부터 '제7회 한국국제교류재단상'을 받은 니콜라이 미하일로비치 크로파체프(59) 총장은 18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KF상은 해외에서 한국을 바로 알리기 위해 노력한 인사 또는 단체에 주는 상이다.

그는 2008년 상트대 총장으로 취임한 후 동양어학과에 속해있던 한국어를 분리해 한국학과를 개설했고 교내에 소설가 박경리 동상을 건립하는 등 러시아 내 한국학 교육의 위상을 높인 점을 인정받았다.

상트대는 1897년 조선인 통역관 김병옥 선생이 유럽권 최초로 한국 강의를 시작한 곳이다.

한국 관련 교과과정이 20개에 이르고 있다.

크로파체프 총장은 "러시아 각지에서 몰려든 우수한 학생들이 한국어 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사회·법·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할 수 있다"며 "졸업 후 전문 통·번역가로 많이 활동하고 있고, 한국과 비즈니스를 하는 현지 기업이나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상트대는 한국학 보급에 앞장설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를 알리는 역할도 중시한다"며 "매년 12월 초 '한글 축제'를 연다"고 소개했다
이 축제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과 도시를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한글 서예 작품과 한복 전시, 국악 공연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행사다.

러시아 내 대표적 친한파 인사로 불리는 그는 러시아에 한국 문학을 소개하는 데에도 앞장섰다.

취임 후 한국학과에 박경리 작품만 강의하는 특별 강좌를 개설했고, 박경리 관련 학술세미나도 세 차례 열었다.

또 한러 양국어로 박경리의 삶과 문학을 조명한 '박경리, 넓고 깊은 바다처럼'이란 총서도 출판했다.

2년 전에는 토지문화재단과 협력해 소설 '토지'의 러시아어 번역서를 내기도 했다.

그는 "2년 전 대학에 박경리 동상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러시아 내 한국 문학 애호가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보다 많은 국민들이 한국 문학을 알고 향유하는 게 양국 관계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상트대를 1981년에 졸업한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1976년 졸업),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1984년 졸업)와 법대 동문이다.

2010년부터 한러 정상이 참여하는 '한러대화'의 러시아 측 조정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양국 관계 증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차세대 간 교류가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모든 영역에서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돼 젊은 세대가 한국 문화를 쉽게 접하고 있지만 서로를 깊이 이해하기에는 아직 부족합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 대학생 교류 축제, 공통의 관심사 등을 주제로 한 대학생 합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실질적인 교류를 늘려야 합니다.

젊은 세대 간의 대화가 활발할수록 양국 우호 관계가 굳건해지기 때문입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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